나의 이야기

엄동설한의 비둘기 한 쌍.~

청포도58 2022. 12. 16. 17:48

 

언젠가 비둘기 두 마리가 에어컨 실외기 아래쪽에 앉아 있길래.~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쫓아낸 적이 있었어요.~

비둘기똥이 장난이 아니잖아요.  비위생적이기도 하고  또 비둘기똥으로 인해 철이 부식되기도 하고 아래층으로 떨어지기도 하구요.

 

그 때는 겨울이 아니어서.~ 마음이 덜 쓰였는데.~요즘은 춥잖아요.~ㅠ

 

제발 내 눈에 띄지 않았으면 좋으련만.~~아주 추웠던 엊그제, 실외기 아래에서~ 세상에나 ~ㅠㅠ  그 차가운 철제 위에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버티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어찌 해 줄 방법이 없으니 짐짓 모르는 채 하려고 했어요. but 자꾸 신경이 쓰입니다.

살살 나가서 들여다보니 덜덜 덜고 있는 것처럼 보이니 마음이 편하질 않았어요.

 

물론 압니다. 요즘 다 들 비둘기를 보는 시선이 좋지 않다는 것을요.~ㅠ

비둘기에게 밥을 주지말라고 경고문이 여기 저기에 붙어있잖아요.당연히 이유는 있습니다만.~

 

언제 그랬는지 실외기 쪽에 비둘기똥도 제법 있더라구요 어째 ㅠㅠ  저것은 치워야한다.~치워야지.~

장갑을 끼고 조심 조심 치웠구요. 그러는 사이에 비둘기 두 마리가 날아갔어요.

비둘기는 귀소 본능이 있다니 분명히 다시 올 겁니다.

 

부드러운 수건 한 장을 깔아주고.~ (지금은 너무 추우니까 인도적인?차원입니다.)

너무 추우면 잠시 추위를 피하는 것까지는 봐줄께.~ 봄이 되면 어서 떠나서 둘레길로 가기를.~ 눈치 보지않고 자유롭게 살기를.

 

 

예전에는 공원에서 비둘기 먹이도 팔았잖아요. 그 때만 해도 이렇게 유해동물이 될 거라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그리고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이라고도 하지 않았나요?

 

생태계가 파괴된 것은 맞습니다만.~ 이렇게 천덕꾸러기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유심히 살펴보고 있는데.~깔아놓은 수건이 낯설었나? 오지는 않네요.

너무 추운날이라면 잠깐 와서 추위를 피하시게.~ 거기까지는 봐줄께.~

 

얼마 전에 에콰도르 갈라파고스섬이 나온 적이 있어요.

어부들이 생선을 손질하는데 물개도 오고 갈매기도 와서 내장같을 걸 훔쳐먹어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함께 하는  그 광경이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여유? 그리고 함께 사는 거지 뭐.~~ 무심한 듯한 어부의 표정이 평화로워보였습니다.

 

한번쯤 가볼 수 있는 나라인가? 그럴 수 있을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춥습니다. 추워서 힘 든 사람들도 없었으면 좋겠고.~ 동물들도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