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봄비/고정희

청포도58 2024. 5. 8. 16:36

 

 (이번 연휴에는 하루종일 비가 내렸어요.~ 그래도 운동은 빠지지않았는데.~ 우산쓰고라도 할당량을 마쳤다는것이 뿌듯합니다.

연못가에 노란창포꽃이 눈깜박할 사이에 만개를 했네요.
아이구 예뻐라.~ 오래도록 놀다가 가렴.~♡)


 
봄비/고정희
 
가슴 밑으로 흘려보낸 눈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두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오 그리운 이여
조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속에 수문을 열자
봄비 찰랑대는 수문을 쏴 열고
꿈꾸는 들판으로 달려나가자
들에서 얼싸안고 아득히 흘러가자
그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리
다만 둥그런 수평선 위에서
일월성신 숨결 같은 빛으로 떠오르자
 
 

 

'문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청춘이 지나가네/박정대  (0) 2024.05.23
장석주 , '모란이 필 때 보았던 당신'  (0) 2024.05.14
꽃을 보는 법/복효근  (0) 2024.05.06
신록/서정주  (0) 2024.04.19
낙화/이형기  (0) 2024.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