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낙화/이형기

청포도58 2024. 4. 9. 20:21

 


낙화/이형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륙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綠陰)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날

나의 사랑,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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