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꽃을 보는 법/복효근

청포도58 2024. 5. 6. 13:42

 


(모란이 지는 것이 아쉬워서 사진 한장 찍고 지나갑니다. 얼굴은 아예 안보이지요??~ 안보여서 올렸어요.~ 살이 빠진 다음부터는 얼굴이 작아져서 마스크가 얼굴을 다 가리게 되었어요.~ 그러기도 하고 햇빛때문에 얼굴색이 너무 어두워져서 가릴 수 있는 한 몽땅 다 가리고 다닙니다. 아는 사람을 만난다해도 서로 못알아봅니다.~ㅎ)



 
꽃을 보는 법/복효근
 
꽃이 지고 나면 그뿐인 시절이 있었다
꽃이 시들면 바로 쓰레기통에 버리던 시절
나는 그렇게 무례했다
 
모란이 지고 나서 꽃 진 자리를 보다가 알았다
꽃잎이 떨어진 자리에 다섯 개의 씨앗이 솟아오르더니 왕관 모양이 되었다
화중왕(花中王)이라는 말은 꽃잎을 두고 한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모란꽃은 그렇게 지고 난 다음까지가 꽃이었다
 


백합이 지고 나서 보았다
나팔 모양의 꽃잎이 지고 수술도 말라 떨어지고 나서
암술 하나가 길게 뻗어 달려있다
꽃가루가 씨방에 도달할 때까지 암술 혼자서 긴긴 날을 매달려 꽃의 생을 살고 있었다
 
꽃은 그러니까 진 다음까지 꽃이다
꽃은 모양과 빛깔과 향기만으로 규정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랑이 그러하지 않다면
어찌 사람과 사랑을 꽃이랴 하랴
 
생도 사랑도 지고 난 다음까지가 꽃이다
 
 

(하얀색 노란색 주황색의 백합을 키웠던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은 오랜만에 도착해보니 나를 위해 카페트를 깔아놓은 줄 알았어요. 내 얼굴만한 백합이 꽃밭 가득 피어있어서 깜짝 놀랐던 적이.~~ 향이정원 추억입니다. 새로운  교평리의 시대가 시작되면 그 전과는 많이 다를 터.~ 처음부터 끝까지를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겠어요.~ 꽃이 피고 또 진 자리까지/~ 시인이 말하잖아요. 꽃이 피고 또 진 자리까지가 꽃이라고 하잖아요.~ 맞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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