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줄장미의 계절입니다. 담을 타고 얼굴을 내밀고 있군요.~ 요즘은 공중도덕의 힘인지.~ 제 것이 아니면 절대로 꺽지않습니다.~ 좋아 좋아.~ 그래야쥐.~ㅎ)
내 청춘이 지나가네/박정대
내 청춘이 지나가네
말라붙은 물고기랑 염전 가득 쏟아지는 햇살들
그렁그렁 바람을 타고 마음의 소금 사막을 지나
당나귀 안장 위에 한 점 가득 연애편지만을 싣고
내 청춘이 지나가네. 손 흘들면 닿을 듯한
애틋한 기억들을 옛 마을처럼 스쳐 지나며
아무렇게나 흙먼지를 일으키는 부주의한 말굽처럼
무너진 토담에 히이잉 짧은 울음만을 던져둔 채
내 청춘이 지나가네, 하늘엔
바람에 펄럭이며 빛나는 빨래들
하얗게 빛바랜 마음들이 처음처럼 가득한데
세월의 작은 도랑을 건너 첨벙첨벙
철 지난 마름 풀들과 함께 철없이
내 청춘이 지나가네, 다시 한 번 부르면
뒤돌아볼 듯 뒤돌아볼 듯 기우뚱거리며
저 멀리,
내 청춘이 가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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