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의 세상보기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가루가 된 도토리.~

청포도58 2018. 11. 28. 20:03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사람과 낑낑대며 감나무에 올라가 가지를 베면서 열매란 꼭 거둬들여야 한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감따는사람/이선영 시인의 시를 읽어보면서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나란히 서있는 주황 감나무와 하얀 은사시나무의 그냥 그대로가 좋은거리 라고 하는군요.

도토리의 관한 의견은 주황감나무의 호야리씨, 은사시나무의 나인 것 같습니다요.~~



이런 저런 복잡한 과정을 거치면서 수시로 나의 구박을 받아가며 완성한 도토리 가루입니다.

오늘로써 마무리가 되었고 지금은 베란다의 햇빛을 받으며 바짝 마르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계량을 해보니 종이컵으로 50개?? 이상은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몇 번은 해먹긴합니다만, 그렇게 즐기는 편은 아니예요, 일단 식탁에 오르기까지  만드는 것이 번거롭기 짝이 없으니 시간이 널널할 때나 특별한 날이 아니면 엄두를 내지는 않습니다.

하얀 청포묵은 언제나 좋아하는데 도토리묵은 약간 떫은 맛?때문에 그렇게 즐기진 않아요.

호야리씨 주장에 의하면 그 떫은 맛을 없애느라고 그  모진?구박을 맞아가며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니 기가막힌 묵이 될 거 랍니다.

정말 그럴까요?


엊그제, 나보다는 연배가 서너살이 적은 지인과 서너살보다 더더더 적은 나이인 지인을 만나 점심을 먹었습니다.

고기집이었는데, 고기?? 점심에 고기라??? 심플한 걸 먹자구..너무 헤비하게 먹는 것은 부담이 되서리..했더니만

갑자기 날아온 말은 치아가 안좋으세요?? 맛있는 걸 사드릴려고 했는데...합니다..

뭐라구??? 치아라????

너무 올드하게 나를 봤나요?

뭐래?? 얘..치아라니.~~ 아니다 치아라고 할 수도 있는 건데..갑자기 웃음이 나오더군요.

보통은 이가 안좋으냐?? 아니면 이빨이라고 하지 않나요??


오면서 생각해보니 뭐 그럴 수도 있겠네..엄마 생각이 났습니다.

엄마가 지금 내 나이였을 때, 나는 엄마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무척 어른이라고 생각했었구요, 엄마는 인생을 다 알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 나이에 도달했는데 나는 엄마와는 다르다..라는 혼자만에 생각에 너무 열중했었나봅니다.ㅎ



치아라고 하던 지인이..1년동안 제가 얼마나 고생을 했게요..임플란트를 대대적으로 했다니까요..

번쩍번쩍 빛나는 어금니쪽의 이빨을 보여주는군요..

이것들아..나는 치과의 치자로 모르고 사는 영한 언니라구..알지도 못하면서..ㅎㅎ

밥을 사는 주체가 내가 아니니(결혼식 참석자들을 위한 뒷풀이였거든요) 너무 비싼 것은(한우집이어서)..~~배려의 의미였는데~~ 아마도 서로 배려를 한 탓일겁니다.

의좋은 형제 이야기도 생각이 나고, 아버님 대갈님에 검불이 붙으셨습니다..라고 했다던 며느리의 지나친 높임말이 생각이 나면서 혼자 빵 터졌습니다.


나보다 연배가 어린 친구가  딸의 혼사를 무사히 치루고 후일담을 전하니 대견하더라구요.

잘살았어, 열심히..~~

든든한 사위가 생겼으니 즐겁게 잘 지내기를 바랍니다.~~

현관에 사위가 척 들어오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요..새로운 경험이라며 눈을 반짝입니다.

그럴 수 있겠다..사돈에게 고마워하라우...~~


이상 향이정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