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갑 ***
같은 나이 또래를 쳐다보면서 난 저렇게
늙진 않았겠지...
생각해 본 적 있습니까?
난 치아 치료를 위해 치과 병원에서
의사를 기다리며 응접실에 앉아 있었습니다.
주위를 살펴보니
벽에 걸려 있는 그의 치과대학 졸업장에
그의 정식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갑자기 약 40여년 前
고등학교 시절에
나와 같은 반이었던
치과 졸업장 이름과
같은 이름의
그 키 크고 멋지게 생긴 소년이 떠올랐습니다
이 사람이 그 당시에
내가 남 몰래 좋아했던
그 친구인가?
하고 있는데 그를 본 순간
그런 생각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대머리에다
회색 머리에 주름살이
깊게 나 있는 이 사람이
내 동급생이기엔 너무 늙어 보였지요.
검진이 끝난 후 나는 그에게 물었습니다.
"혹시 ㅇㅇ 고등학교에 다니지 않았습니까?
"네! 다녔습니다."
좀 우쭐댔었지요, 라고 말하며
치과의사는 활짝 웃었습니다.
"언제 졸업했습니까?"
내가 다시 물었더니
"1975년...왜? 그러시;죠?" 라고 그가 반문하기에
"저도 같은 학교 다녔었거든요"
그러자 추하게 생긴
늙은 대머리에다
주름살 가득한
늙어 빠진, 회색 머리의 그가
나를 자세히
바라보더니 묻더군요.
'잘 생각이 안나는데.."
혹시...
그 때 어떤 과목을 가르치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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