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사진을 찾다가 찾다가 가장 즐거우셨다고 기억되는 어버이날 덕수궁 나들이에서 찍은 사진을.~

청포도58 2013. 1. 8. 22:12

나의 엄마, 이윤호여사이십니다.

향년 90세.~

 

 

 

엄마가 병원에 계신지 8개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내일은 수요일, 나의 당번날입니다. 가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점점 기력이 떨어지는 걸 보는 것이 힘듭니다.

그러나 혼자서 긴 시간을 보내야하는 엄마에게 하루의 잠깐이지만 엄마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우리가 함께 한다는 걸 잊지마시기 바랍니다.

 

언젠가 엄마가 친구들과 함게 영정사진을 만들었다며 내놓은 사진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엄마는 왜 이런 사진을 찍구 그래, 사진도 촌스럽기만하네. 아마추어 사진사인지 꼭 그림같더군요.

그때는 금방 닥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나봅니다.

사진없을까봐 만들어놓았느냐고 타박을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저번 주, 엄마의 내복 속으로 보이는 앙상해진 몸을 보면서 나날이 식사량도 줄어들고 더 쫄아드는 엄마를 보면서 그 때 마음에 안들던 영정 사진이 생각났습니다.

 

아아 이제는 이별을 준비해야하나보다.

 

집에 와서 오래도록 앨범을 넘기면서 더더더 괜찮은 사진이 있나 찾아보았고, 저기 위의 사진을 찾아냈습니다.

 

저 사진은 어버이날에 덕수궁에서 만나서 내가 싸가지고 간 도시락을 먹던 날이었어요.

엄마가 그렇게 맛있게 드셨는데, 괜히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자랑도 하셨던 날이었구요, 모자도 씌어드리고 선글라스도 끼어드리고 사진을 찍던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아아, 엄마가 그 날 무척 행복했는데, 그렇다면 저 사진도 괜찮지 않을까??

그런데.~

영정 사진에 모자는? 그런 걸 본 적이 없어서 부랴부랴 사진관엘 가서 모자는 좀 벗겨드릴 수 있을가요? 물었더니만 글쎄요, 어색할 텐데요. 하더라구요.

일단 가족들에게 나의 의견을 말했어요. 나는 이 사진이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냐.~

별 이의없이 다 들 찬성을 해서 엄마의 영정사진으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마음이 붕 떠있습니다.

아아 나에게도 다가온 엄마와의 이별.~

 

복잡한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