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하게 퍼지는 옥잠화의 향기를 보냅니다.
옥잠화 역시 이번 해에는 그리 시원칠 않습니다만, 마당으로 들어서면 향기는 여전합니다.
유리창을 통해서 본 동물의 세계가 재미있습니다.
우리집 터줏대감이 된 검은 고양이 네로는 영역 다툼을 할 때의 극악스러움은 어디론가 다 사라지고 너무 순해져서 보고 있노라니 복창이 터집니다. 으이구 이 바보야..왜 언제나 양보만 하는 거니?
작년인가요?
슬쩍 향이정원을 넘보는 달록이를 나무위까지 따라가서 혼줄을 내던 그 용기는 어디로 갔을까요?
달록이가 미인계를 썼는지?? 이제는 꼼짝도 못하네요.
먹이를 주면 달록이가 먼저 먹게 하고 뒤에서 기다립니다. 달록이가 다 먹으면 어쩔 건데?? 으이구..ㅜ
보다못해서 다른 그릇에 먹이를 담아 가지고 가서 네로를 주면 그때서야 허겁지겁 먹습니다.
혹시??
아니쥐???? 지금은 새끼를 가질 때가 아닌데??
저번에는 깜찍이에게 모든 걸 양보하더니만..이건 이유가 있었어요. 네로가 아빠였으니까요.
희한하게 깜찍이가 저~기 저~기 멀리서 보기만 하고 여기를 오지 못합니다. 너희들 이혼??했어????
그렇다면 새로운 부인이 달록이??
아침에 일어나서 주방쪽으로 오면 밖에서 두 마리의 고양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어요. 밥 달라구요.
이거 이거 습관되면 안되는데? 너희들이 가서 사냥을 해야지.~ 편하게 밥을 먹으려고만 하면 안돼.~ 야성이 없어지는 걸 경계는 하지만 애절한 눈빛을 보게 되면 안줄 수가 없습니다.
아까는 네로와 달록이가 나무 아래에서 새를 잡으려는지 호시탐탐 노리고 있더라구요.
고양이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어제는 임도(林道)쪽의 메타세콰이어가 얼마나 자랐나 올라가봤어요.
고구마밭은 또 어찌 되었을까도 궁금했구요.
고구마를 한번 캐본다며 길다란 호미같은 걸 가지고 올라갔습니다.
임도쪽에서 아이들 3명을 데리고 내려오는 사람을 만났어요.
아이들이 아빠와 ???놀러온 모양이더라구요.
메타세콰이어 나무에 넝쿨이 감고 올라가고 있어서 그걸 제거하고있는데 아이들이 내려가다가 멈칫하는 걸 보긴 했어요.
설마??
다른 사람들은 없었고 우리와 그들 일행만 있었는데요.~ 길 가의 호미를 두었는데 찾으니 없어요.
아니, 이럴 수가.~~ 나도 분명히 봤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좀전에 아이들이?? 아마 주인이 없는 줄 알고 가지고 갔나??
호야리씨가 소리를 쳤어요.
얘들아 혹시 길 가에 호미를 못봤니??
못~봤~어요.
참 내.ㅠㅠ 희한한 일일세.ㅠㅠ
혹시 몰라서 호야리씨가 아래쪽으로 찾는다며 내려갔는데 입구쪽에서 발견을 했습니다.
정말 이해가 안되는 것이.~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을까요?
주인이 없는줄 알고 우리 아이가 주웠어요. 그러면 될 텐데.~~~ 아쉽네요.
겉모습을 보고 판단하면 안되겠지만 처음에 봤을 때도 보기드문 비주얼일세..그렇게 잠깐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아이들과 어른의 관계는 아빠가 아닌 ??모양이다.
근처에 사는 사람들만 지나다니는 산책로인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궁금하긴 하네요.
개운치 않은 마음입니다.
이번에도 모종파는 아주머니가 자색고구마 모종을 준 것은 아니겠쥐??
하나 캐봤는데 정상적인 고구마입니다. ㅎ
아직 덜 여물었답니다. 아마 추석 무렵이 되면 추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수??까지는 아니구요, 20개?30개? 정도 나올 겁니다. 우리 연준이가 캘 수 있을 정도라고 보면 되겠네요.
김포 한강 신도시의 아파트를 서핑하다가 머리가 아파서 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아아아 가을입니다.
하늘은 파랗구요, 소슬한 바람이 불구요, 햇빛은 따갑습니다.
너무나 좋은 계절, 9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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