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이야기

네로의 집.~

청포도58 2020. 11. 25. 13:27

 

작년에 만든 고양이집이 2개가 있는데 벌써부터 달록이가 하나를 차지한 것 같구요..이른 아침에  보면 자고 있습니다.

약아빠진 달록이가 벌써 차지를 했네.~

또 하나는 인기가 없는 듯 합니다. 열반사 단열제로 아주 맵자하게 만들긴했는데 아무도 안들어갑니다.

 

그렇다면 나의 총애를 받고있는 네로가 들어갈 곳이 없습니다.

만들어야쥐.~ 호야리씨는 언제나 일단 반대를 합니다. 야생이라구 야생.~ 

완전 야생도 아니잖아 .~~반야생이쥐. 그러니 집이 있어야한다구.~ 

 

알량한 솜씨로 재단을 했어요.

일단 라면 상자를 옆으로 세웠구요,

약간 은밀하게 만들어줘야할 것 같아서 지붕처럼 상자를 올리고 테이프로 칭칭 붙였습니다. 

그리고는 사방에 스치로플 박스를 딱 붙였구요, 혹시 날아갈까봐 옆쪽에 작은 의자들을 뒤집어서 붙여놓았어요.

박스안에는 이불과 담요를 깔아서 안락하게 만들었습니다.

 

네로가 어서 들어가서  영역 표시를 해야하는데.~ 들어가는 낌새가 없어서 초조?한 날들이 지나갔습니다.

저러다가 또 다른 고양이가 차지하는 것은 아닌가??

 

그~랬~는~데. 세상에나.~~ 들어가서 자는 걸  나에게 딱 걸렸어요.. 아쿠쿠 장하다, 네로야.. 네로집이니 어서 발도장을 찍으라구.~어여.~~

알아듣기라도 한 듯 눈만 껌뻑거리며 나오지를 않더라구요.

성공이닷.

 

가만히 관찰해보니 네로는 늙은 것이 분명합니다.

사료를 주면 씹는 것이 시원칠 않아요. 혼자 왔을 때, 통조림을 주면 물렁해서 그런지 후다닥 먹어치웁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영역 싸움을 할 때의 네로는 용감무쌍했습니다, 얼굴에 상처까지 날 정도로 싸워서 이긴 전력이 있는데, 요즘들어 움직임을 보면 어째 시원치 않아보입니다.

 

 

 

오늘 아침에 카톨릭 문인회 단톡방으로 김수환 추기경님의 말씀을 보냈네요.

 

"가끔은 칠흑같은 어두운 방에서 자신을 바라보라

마음의 눈으로

마음의 가슴으로

주인공이 되어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나

어디로 가나

조급함이 사라지고 삶에 대한 여유로움이 생기나니"

 

삶에 대한 여유로움이 나이가 들수록 생길 줄 알았습니다만, 그렇질 않네요.

어쩌면 더 조급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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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전화를 한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이놈의 코로나는 도대체 언제까지일까나??

너희들은 꿈쩍도 안하는데 나는 왜 너희들이 문득문득 그리운 거니?

억울하단말이쥐.~

넌 본래 학교다닐 때부터 짝사랑의 도사잖아.~ㅋㅋ

이 친구는 건강하고 씩씩하고, 적극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짝사랑의 대가인데, 남자들에게 딱지를 자주? 맞았던 경력으로 우리들을 웃기곤 했어요.

요즘도 만나서 술이 들어가면 기상천외한 예전 경험담을 털어놓는 바람에 한바탕 웃습니다.

지금 그 사람은 성공을 해서 텔레비젼에도 가끔 나온다니까.~ 하하 너에게 딱지를 놓은 사람말이니?? 응.~~ㅋㅋ

 

양평에 있는 것이 확인되면.~~바람처럼 휑하니 갈 지도 몰라.~ 일단 전화는 하고 갈께.~~

그래그래.~

 

이상 향이정원이었습니다.

so l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