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서리가 내리고, 꽃이 지기 시작할 때의 국화의 향을 아시나요.~

청포도58 2020. 11. 7. 12:27

서울로 오면서 부랴부랴 꺽어서 온 노란 소국과 주황색 소국.~& 며칠 지나면 다 떨어질 참나무의 낙엽 한줄기도 꺽어가지고 와서 거실에 꽂았습니다.

 

꽃이 한창일 때는 향이 참 진합니다만, 시들 때가 되면 향도 약해지긴 합니다.

내가 아쉬워서 그런 것인지 모르지만 코를 대고 향을 맡노라면 은~은한 향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너무 진할 때도 좋고 집중해서 한참을 맡아야할 때도, 다 좋기만 합니다.

 

확실히 꽃은 땅에서 키운 것들이 향기가 있습니다.

이제 이 꽃들을 끝으로 가지고 왔으니 앞으로는꽂을 꽃은 없습니다.

 

가끔 화원에서 사다가 꽂기야 하겠지만, 향이정원에서 오는 꽃만한 것은 없을 겁니다.

향이 별로 나질 않는다는 것.~ 이 흠이긴 합니다.

 

어제 진경공주와 백화점 쇼핑을 정말 잠깐 했거든요.

키즈 코너와 남성복 코너만 갔었고 딱히 많이 걷지를 않았습니다.

왜 그렇게 고단한 걸까요?

 

예전에는 1층서부터 가전제품이 있는 전층을 서너 시간정도는 쇼핑을 해도 금방 피곤한 것이 풀리곤 했는데, 어제는 발도 아프고,  발까지도 살이 찌는 걸까요?

가장 편할 것 같은 구두를 신고 나갔는데도 발이 아프더라구요.

롯데에도 잠깐 들르려다가 발이 아파서 그냥 집으로 왔으니까요.

참 내.ㅠㅠ

 

아아아 이렇게 문명??으로부터도 멀어지는 것이 나이가 든다는 것인가 봅니다.

딱히 사고싶지도 않고, 또 돈을 들여봤자, 뭐 대단히 괜찮지도 않습니다. 그런 이유가  있어서 뭘 사고싶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래 전 이야기이긴 하지만 성당 레지오를 할 때 아주 아주 멋쟁이 형님이  있었는데 가끔은 어?? 그런 느낌일 때가 있었어요.

이거? 예전에 입었던 건데 이제나 저제나 몸무게가 그대로이니 입어봤어...........이럽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이 아무리 고가의 옷이었더라도 수십 년 옷장에서 잠자던 걸 꺼내서 입으면 뭔가 촌스럽다??라고 느끼겠더라구요

워낙에 부자도 부자이기도 하고 퀄리티도 있으신 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쿠 저건 아닐세.~~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먼 .~기억이 생각이 났어요.ㅎ

 

동친 언니가 청담동룩?이라며 권해준 겉옷을 오래만에 걸치고 나갔었어요.

나 역시 입고나갈 일이 별로 없어서 장농안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옷입니다.

11월이어서 너무 허연가?? 하다가 그렇다면 진경공주가 산 준 스카프를 크게 두르면 괜찮을 것이다..생각했고 그렇게 했습니다.

자신이 없을 것도없고 또 있을 것도 없고 언제나 그랬듯이 씩씩하게 나갔어요.

 

엘베에서 거울을 보게 된 나,

앗.. 왜 초라해보이쥐?? 아닌데?? 이 옷이 화려하다면 화려한 옷인데?

그런데 뭐가 허전하다?

언제나 모자를 쓰고다니다가 안써서??

하얀 마스크를 써서?

 

급 자신이 없어지더군요.

나가면서 곰곰히 생각해보았어요.

 

아아 알았다.~

나이로군.~ 그동안 나이를 잊고 있었다.~~

 

친구 하나가 언제나 한군데에서만 옷을 사입더라구요.

얘, 이게 최고야. 칙칙한 얼굴에 블링블링이라도 입어줘야한다니까.~

그 친구와의 취향은 다르지만, 아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군...고상하기만하면 초라하게 보인다구..그러게. 맞네 맞아..~~접수접수..~~합니다.

 

그리고.~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새깁니다.하하

 

그런데 2020년 UN이 정한 18세~~65세까지를 크게 묶어서 청년기라고 결정한 것은 왜 일까요?

18세들이 들으면 기함을 하겠지만 잠깐 오호?? 그래????  아직은 청년??이라구?? 싫지는 않았는데, 솔직히 무슨 이유에서 그렇게 나눈 건지ㅡ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나이에 민감한 걸 보니. 그런 나이에 도달한 것이 맞습니다. 어느 새.~~

 

어젯밤, 에라 모르겠다. 물렁물렁한 홍시도 두 개나 먹고, 떡도 먹고 사과쥬스도 마시고, ~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흡입했습니다.

건강이 최고지 뭐.~

이렇게 늙어가고 있는 향이정원이었습니다. 바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