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원에서 연준이와 & 진경공주가 퇴원을 했습니다.
엄청나게 고단한 날이었어요.
전 날에 장을 보고 반찬을 만드느라 진을 다 뺐는데, 금요일, 하루종일 서성이다보니 나중에는 눈이 슬슬 감깁니다.
잠깐 친정엄마가 생각이 났습니다
어른 노릇이라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더라구요.
다 겪어봐야 이해를 한다더니 정말 그렇습니다..
처음 엄마가 되어 본 진경공주, 괜히 겁이 나는 모양입니다.ㅎ
조리원에서 나오면서 목욕을 하고 나왔으나, 우유를 먹다가 토해서 다시 목욕준비를 하더라구요..어머니 계실 때 씻긴다고~~ 얘, 나도 뭐 딱히 잘 하진 못해..얼마나 오랜만이니..더구나 요즘의 목욕은 또 다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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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에 만져보는 아기라 너무나 조심스러웠어요.
나의 경우는 방수요를 깔고 비눗칠을 하고나서 물로 씻겼는데, 요즘은 누울 수 있게 만든 판같은 것이 붙어있더라구요.
생각보다 쉽지는 않더군요. 익숙치 않아서 아기를 떨어뜨릴 것만 같았어요.. 그러기도 하고 오전에 조리원에서 바득바득 깨끗하게 했으니, 또 그렇게 안해도 됩니다. 짧게 약식으로 목욕을 끝냈습니다.
땀이 뻘~뻘 나고, 덥고, 머리는 산발을 한 여자가 거울 앞에 있더군요..참으로 가관이로세..ㅠㅠ
염색 시기를 지나서 허연 머리도 있고..참..안 예쁩니다.ㅠㅠ
뭐가 그렇게 바쁜지 미용실 갈 시간도 없네요..~~
들어가서 쉬라고 해도 진경공주가 쉽게 들어가지를 않습니다.
아직은 회복이 덜 되었으니 그냥 편하게 있으면 좋으련만, 친정엄마만큼 편치가 않은지 서성대기만 합니다.
아.아. 이래서 산후조리는 전통적으로 친정엄마가 하는구나..생각했어요.
든든이가 감기에 걸렸다니, 얼굴을 보고, 산모에게는 저녁까지는 챙겨주려고 기다리는데, 세상에나.~~~ 시간이 가질 않습니다.
그냥 갈까?? 다음에 또 오고??..아니쥐....온 김에 기다리자..언제 또 오겠어??
기다렸습니다.~
생각이 많은 사람은 바쁠 수 밖에 없잖아요.
해야 하는 일, 또는 내가 받아보지 못했던 배려가 있어서 그런 부분 해주고 싶었습니다.
나는 아들을 둘이나 낳았지만, 시어머님으로부터 딱히 임산부의 배려 또는 산후의 배려같은 것은 받아본 적은 없습니다.(어쩌면 나름의 방식으로 하셨을 수도 있었겠지만, 직접적으로 드러낸 일은 없었다고 생각해요.)
시골분이어서인지 아니면 성향인지..언제나 무덤덤 그 자체였어요.
시대가 그렇다고 하기에는.....좀 그런것이, 내 친구의 시댁 역시 시골이었으나. 나름의 방식으로 잉어즙을 내오고 호박을 삶아오고,..뭔가 대접을 하는구나..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해서..그게 참 부러웠었거든요.
지금까지도 한결같으시니 불만을 가질 필요가 없지만요..아니다 좀 나아지시기는 하셨어요..세월이 변하게 하셨는지, 아니면 고부간으로 맺어준 긴 시간들이. 이해를 하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댁에서는 그랬지만..그 부족한 것들은 친정에서 다 채워주셨어요....ㄴㄹㄹ~
친정아버지의 한결같은 마음씀씀이, 친정엄마의 언제나 넉넉한 배려, 가까이에 살았던 큰언니의 정성어린 손길.~
언제나 귀하게 여기셨던 것은 맞습니다.
표현을 적절하게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자양분이 될 테니까요.
특별한 날이어서인지 든든이가 약간 이른 퇴근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