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오직 적막/허형만

청포도58 2021. 8. 19. 10:38

오직 적막/허형만

 

 

한 생애가 텅 빈 항아리 같다

 

폭풍처럼 몰아치던 파도도 고요해지고

창문에 반짝반짝 별빛을 매달고 달리던

야간 열차의 기적 소리도 아스라이 잦아지고

나의 한 생애여, 이제는

오직 적막

한때는 부글부글 들끓음으로 가득 찼으나

한때는 한기 돋는 소소리 바람에도 출렁거렸으나

나의 한 생애여,

이제는

오직 적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