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속의 장미 화원입니다. 지금은 지고있어서 화려하진 않지만 찾아보면 아직도 예쁘게 피어있는 장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숨은 그림 찾기입니다.)
채송화 피는 날에/복효근
마당에 풀을 뽑을 때
어쩌다 심지도 않은 채송화
어린 싹을 보면
무성하게 피어서 꽃 피울 기약을
믿진 않아도
차마 뽑지도 못하던 날이 있어
물 주거나 발길에 밟히지 말라고
표식을 해두거나 하지도 않으면서
차마 뽑지는 못하고
어쩌다 그것이 정말
꽃이라도 피울 양이면
못내 미안코 대견하고 눈물겨워서
세상을 보살피는 그 무엇을 생각하기도 했다
이 세상 너머
눈물 너머 죽움 너머
그 어떤 크나큰 손길이
나를
어쩌다 그의 마당에 찾아온
꽃씨처럼 여기고
차마 뽑지 못하고
비 내리고 바람 불어주는 듯이도 생각되어서
마당을 걷는데도
길이 사뭇 조심스러워지는 날이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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