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얼굴/맹문재
아주 잠깐이었지만
대전 앞바다에서 윤슬을 바라보다가 깨달은 일은
아름답게 죽는 것이었다
소란하되 소란하지 않고
황홀하되 황홀하지 않고
윤슬이 사는 생애란 깜짝할 사이만큼 짧은 것이지만
그 사이에 반짝이는 힘은
늙은 벌레가 되어가는 나를 번개처럼 때렸다
바람에 팔락이는 나뭇잎처럼
비늘조각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윤슬의 얼굴
너무 장엄해
나는 눈을 감을 수 없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대천 앞바다에서 윤슬을 바라보다가 깨달은 일은
아름답게 사는 일이었다
'문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잊은 것은 아니련만/사포 (0) | 2021.07.08 |
---|---|
가을, 그리고 겨울/최하림 (0) | 2021.07.07 |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박우현 (0) | 2021.07.05 |
채송화 피는 날에/복효근 (0) | 2021.06.30 |
세월이 가는 소리/오광수 (0) | 2021.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