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이명옥
가르멜 수도원 너머
잔설 눈부신 성모 동산에
식구가 늘었습니다
엄마 밀짚모자와 아기 털목도리가
천진한 온기로 손 맞잡고 있습니다
깃털 햇살에도
아픈 그리움으로 잦아드는
눈보다 더 하얀 분신
문득, 미망을 깨우듯
다급한 수직으로 날아오르는 꿩 한마리
무거운 침묵은 부서지고
적요한 평화가 건네는
이 뜻밖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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