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시어머님의 91번째 생신입니다.~

청포도58 2018. 11. 12. 16:10



태어나서 이렇게 촌스러운 케익은 처음이올시다.


저번 주, 서초동 대항병원에서 호야리씨의 위와 대장 내시경이 있었어요.

별 탈없이 잘 끝냈고, 나와서 밥을 먹으려고 골목길로 들어가다가..오마나..~~우리가 좋아하던 빵집의 이름이 보입니다.

ㅃ ㄷ ㅂ.~~(이름은 생략할께요)..흉을 볼 거니까요.


오래 전, 예술의 전당 근처에서 언제나 사다먹었던 케익집이었는데 어느새 자취를 감춰서 아쉬었더랬어요.

이 빵집이 예전의 그 빵집이 맞느냐.~~ 맞는답니다.

그런데..내 느낌은 글쎄??? 약간 그냥 그저그랬어요..어째..~~ 분위기가?? 그러네..약간 미심쩍긴 했지만 설마 거짓말이야 하려구??


미심쩍어하고 있는데.~ 호야리씨가 말릴 사이도 없이 예약을 끝냈어요

.내일 모레 토요일 오전에 찾으러 올테니 이왕이면 우리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분홍 계통으로 만들어 주세요.~~


글쎄..그렇게까지 할 것은 뭐냐.. 빵집이 널렸는데 당일에 사가지고 가면 되는거지.

한번 꽂히면 뒤를 돌아다 보질 않는 호야리씨..그 빵집이 맞다잖아.. 얼마나 맛있겠냐구..

그...글..쎄..~~~ㅠㅠ


어제, 일찌감치 이천엘 가다가 예약한 케익을 찾으러 갔습니다.

깜~~놀 했어요.

오마나 촌스러워랏.

장미도  아니고 연꽃도 아니고,, 도대체 뭘 표현한 거래??

그리고 이 칼라는 도대체 뭐람?? 완전 꽃분홍일세..

그리고 명찰처럼 만든 초콜렛에다가는 시어머님의 성함이..ㅋㅋ..오나마 이건 또 머래?? 아이 러브 유..라는 어설픈 글씨체가 보입니다.

또 옆면에는 키위를 삐뚤삐뚤 깍아서 척 붙여놓았네..

완전초보의 작품같습니다.


내가 찾으러 갔을 땐 완전히 포장이 된 상태였구요. 맨 위에만 보여서.~~ 과일들을 데코레이션 했나보다 했어요..


가다가..참..혹시 초가 들어있었나?? 확인을 .~~ 뜯었더니..~~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빵 터졌습니다.

어째..이게 뭐야??? 이런 케익은 처음 봤네..

얼마나 웃었는지..눈물이 다 났어요.

다른 걸 하나 사갈까??? 그냥 갑시다..어짜피 잘 먹지도 않던데..어머니가 은근히 촛불을 끄는 걸 좋아하시는 것 같으니 그 의식만 치르면 되는 거지..뭐....또 알우?? 어머니가 이쁘다고 할 지도 모른다구..~~


프로가 만든 것이 아닌 게 확실하기도 하고. 그 빵집이 그 빵집이 아닌 것도 확실합니다.

그럼 그이가 왜 맞는다고 했을까??

케익 하나를 팔려고 양심을 팔 정도로 사정이 안좋은 모양이쥐..~

그냥 패스합시다..~


정말 웃기는 케익이었고 맛 역시..그랬어요..ㅋㅋ



(겨우내 먹을 파입니다. 해마다 시어머님께서 두 봉지씩 배당을 해주십니다. 물을 조금씩만 줘라,썪는다.언제나 똑같은 당부를 하십니다.)


여러가지 이유로(그럴만한 이유가 100개정도 된다면 아실 테지요)..제일 큰형님께서 해마다 돌아오는 시어머님의 생신이 되면 가족들의 외식비는 내가 내겠다..고 하셔서 작년 한 해  딱 한번 그렇게 했구요, 이번에도 그럴 줄 알고 당번도 정하지않았는데~~ ㅋ..불참을 했습니다.~


낼 사람은 호야리씨 밖에 없습니다.ㅎ

큰형님이 안오신 걸 아는 호야리씨는 식당에 도착하더니만..본인이 낼거라서 그런지...최고로 맛있는 한우를 마구 주문합니다.

16명이올시다.

배가 불러서 꼼작도 못하겠다고들 아우성이었으니 얼마가 나왔는지는 가늠이 되겠지요?


큰소리치던 큰형이 불참을 했으니, 둘째형님이 내시겠다고 하시긴했지만.~ (교사로 퇴직을 하신분이어서인지 언제나 경우가 바르십니다).형님이 내실까봐 호시탐탐 살피다가 바람처럼 달려가서 호야리씨가 계산을 했습니다.


완전히 직계 가족이 먹은 것이고, 어머니 친구분들이 오신 것이니 흔쾌하게 계산을 한 것은 정말로 괜찮습니다만, 큰형님은, 은근 얄미웠어요.

돈이 제일 많은 사람이거든요.

많이 써도 괜찮을만큼의 재력이 있는 사람인데 참으로 인색합니다.

무슨 날이면 무슨 핑계가 그리도 많은지 한번도 척 나서서 뭔가를 한 적이 없어요.

그러다보니 여러가지가 꼬여서 마냥 나설 수도 없고, 뒤에 서서 가만히 있을 수도 없고. 난감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어쨌든..그~랬~어요.

시어머님이 은근히 오시더니만, 또 느이들이 냈지? 어쩌니..돈 많이 써서..

정말로 괜찮아요 다 들 맛있게 먹었다고들 하잖아요..ㅋ

시어머님이 치약도 주시고 든든이네 가져다주라고 이것 저것 챙겨주시는 걸로 고마움을 표시하더라구요..ㅎㅎ

누가 볼라..~~ 어서 집어넣어라..

갑자기 무슨 치약을..하하.~~..누가 외국에 다녀오면서 선물로 주신 건 가 봅니다.



언제나 가을일에 끝마무리는 감나무에서 감을 따는 일입니다.


언제나 꼼꼼하신 아주버님이 하나 하나 따는 걸 보다못한 호야리씨가 나무위에 척 올라가서 마구 흔들어댑니다.

우드드득..안전히 익은 것은 떨어져서 다 터져버렸고, 안익은 것은 한 집에 백개씩 이백개씩 가지고 가고 싶을만큼씩 가지고 갔구요, 우리는 100개만 가지고 왔습니다.

언제나 익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시누이가 여행에서 사왔다며 선물로 준 마드리드표 초록색 모직 머플러,

어여 날씨가 추워져야 척 두르고 나갈텐데..안 춥네요.ㅎ


어젯밤 먹은 네네치킨과 콜라~~

얼굴이 잔뜩 부어서 눈을 찾아야합니다. 어째..ㅠㅠ

이번 주말에 결혼식에 가야하는데 큰일이올시다. 살이 쪘.어.요..ㅠㅠ


어서 미세먼지가 없어지기를 바라면서 이만...바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