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본격적인 겨울인가요? 추워졌습니다.~~

청포도58 2018. 11. 16. 20:00



(호야리씨의 지인이 보내준 주황색 대봉감입니다. 이렇게 커다란 감이 주렁 주렁 열린 나무는 얼마나 멋질까요? 며칠 전에 시댁에서 가지고 온 콧닥지만한 감이 엄청 작아보이네요.)


배는 고픈데, 밤은 길어졌는데, 언제나 내일이 올까요? 어서 가시오 시간..~~~

저녁 8시도 안지났는데, 어쩐다??

그래도 참~~~겠습니다.


내일 결혼식이 강남에서, 수원에서..이렇게 두 건이나 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은 사실 좀 부담스러워요.

늙어가는 걸??? 지켜보질 못해서 혹시? 예전의 모습으로 나를 기억할까봐 걱정이 된답니다. 

하루에서 이틀정도.~~ㅋ 다이어트를 급하게 했습니다.

그냥 안먹습니다.. 그랬더니만..세상에나.~~ 효과는 확실하군요. 볼이 들어갔어요..ㅋㅋ 고마워랏..~~

내 자신의 대한 최소한의 예의랄까.~~ 뭐 그렇습니다.

그러나 남들이 보면 그게 그거일 테지만, 괜히 신경쓰는 척 하는 겁니다.

가끔씩 이렇게라도 해야, 더 이상의 살이 오르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요.


운동을 다녀오는데, 급, 추워졌더군요.

싸늘한 초겨울, 나뭇잎이 성글어지는 때, 나름의 정취를 나는 좋아합니다.


베란다를 환히 밝히는 주황색 감을 보면서 이선영 시인의 시, 감 따는 사람을 감상해봅니다.


감 따는 사람/이선영


당신은 감나무에 올라 감을 따고

나는 멀찌감치 앉아서 감 따는 당신을 바라보네

창백한 은사시나무 옆에 주렁주렁 혈색 좋은 감나무

나는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데

아니, 열매는 바라보아야 좋은 것인데

당신은 열매란 꼭 거둬들여야 한다고

감을 달았다는 까닭에 지금 당신에게 시달림을 당하는 그 감나무처럼

당신도 나무라면 열매를 줄 수 있는 나무가 되기를 바라겠지

그렇다면 나는 바라보는 것만으로,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어

당신이 낑깅대며 감나무에 올라가 가지를 베면서 감을 따 듯

생을 따고 시를 따는 사람이라면

나는 당신과 당신의 감나무가 함께 겪는 노고를 더러는 안타깝게, 더러는 무료하게 바라보며

햇빛 받아 빛나는 은사시나무의 평화와 고요와 무료함이 생이자 시이기를  바라는 사람

감을 따고 있는 당신과 다만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나와의 그저 그대로일 수 밖에 없는 거리

나란히 서 있는 주황 감나무아 하얀 은사시나무의 그냥 그대로가 좋은 거리

--시집 "포도알이 남기는 미래"--(창비, 2009)


이선영 시인은 문학반의 맹문재 시인이자 교수님의 부인이기도 합니다.


금요일 저녁, 주말 전야제..모두 모두 즐거운 날들이기를 바라면서 이만 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