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제는 시댁엘 다녀왔습니다.~

청포도58 2017. 12. 31. 22:03



음력 11월 13일은 시아버님의 생신입니다.

이제는 돌아가셨으니 케익을 살 일도 없어졌군요.


돌아가시고 첫 생신은 제사 형식을 빌어서 인사를 드려야 한다고 해서 모두들 모였습니다.

시동생이 치료를 받고 있는 관계로 제사 음식은 차리지 않았고 포와 정종을 가지고 산소로 올라갔습니다.


나의 시어머님은 상당히 적극적이신 분이십니다.

나도 가겠다. 더 다리가 아프면 올라나보겠니...모시고 올라갔습니다.

나는 언제나 시어머님 담당입니다.

약간의 비탈길이어서 시어머님을 부축했더니만,어제 밤새도록 팔,다리가 마구 쑤십니다.

그 까짓거 잠깐 부축하고 그렇다니, 한나절 잔소리가 늘어집니다.

운동부족이야 운동 부족,,어쩔 거냐구..운동 좀 하라구...호야리씨의 시끄러운 잔소리올시다.


차례대로 술을 한잔씩 붓고 절을 했어요.

약속이라도 한 듯이, 아버지,동생이 치료를 받고 있으니 어여 낫게 해주세요...다 들 시아버님께 부탁을 합니다.

큰 형이 가장 길게 했고, 둘째 형이, 그리고 우리가..동생들이..........시아버님이 들으셨리라 생각합니다.


웃으면 안되는데, 좀 웃기는??일이 있었어요..

다 끝내니 시어머님께서 나도 한잔 드려야겠다고 하시며 앉으시는데..다리를 편하게 쓰시지를 못하니 앉으시다가 옆으로 픽 넘어??시졌어요.

오뚜기가 넘어지듯이..다 들 아쿠쿠...어머니.....일으켜드리려고 움직였는데..어머니가 손사래를 치시고서..그 순간부터

아이고 아이고..하시면서 곡을 하시고..또 울기도 하시고, 기도도 하시고..,너무 하실 말씀이 많으신지 꽤 오랫동안 대화도 나누시더군요.


내가 어떻게 남편을 잃은 시어머니를 100% 이해할 수 있을까요??

60년 이상을 해로하시다가  갑자기 안계시니 그 허전함이 오죽하시겠어요.

그래도 씩씩하게 잘 계신다했더니만 아버님 앞에서는 무너지셨습니다.


좋은 곳에 자리잡으면 어여 나도 데리고 가달라고 부탁을 하시는데..모두들 숙연해졌어요.

그리고 시골 시동생 얘기며..우리 아들들의 건강과, 결혼이 아직인 큰집 아이들을 일일이 호명하시고..결혼도 부탁하시는군요.

꽤 오랜 시간이었어요.


우리는 뒤에 서서 끝나기를 기다렸어요..

그런데...어머니 이제 일어나세요..내가 일으켜드리려다 옆으로 눕다시피한 어머니가 나를 잡는 바람에 홀라당 넘어졌답니다.

어째..ㅠㅠ..시숙들도 다 뒤에 있는데...ㅎ.

호야리씨가 달려오고, 동서들이 어머니를 일으키고.....처음에 앉으실 때부터 상황이 좀 웃겼는데. 다 들 잘 참다가 나 때문에 빵 터졌어요..ㅎㅎ

또 절을 할 때 둘째 형님의 양말이 구멍이 나서리....다 들 잘 참다가..그만...아버님 죄송합니다..이해하시지요?

우리들의 웃음소리를 들으셨나요?


잊혀지고..잊고..그러면서 살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계세요..아버님..~~


모두들 나와서 일죽의 커다란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었는데..그렇게 양이  많은 집은 처음입니다.

일단 비주얼이 마음에 안듭니다.

쏟아질듯이 음식이 넘칩니다.

밥도 원하시면 무조건 공짜로 드립니다..반찬도 셀프로 많이 많이 가져다 드시기바랍니다..

요즘 흔지않은 상술이올시다.양보다 질 아닌가요??

시골이라 먹히는 모양입니다.


둘쩨 형님 내외분이 방학을 하셨다며 며칠 어머니와 함께 계신답니다. 

역쉬..형만한 아우는 없다더니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내가 모시고 올라가려고 마음 먹었는데 이래 저래 미뤄지는군요.


어머니..굿 럭.......안녕히 계세요..바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