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삶/박경리

청포도58 2021. 3. 29. 15:06

(양평에서 오기 전에 개나리를 꺾어서 물에 담가놓은 호야리씨, 이제는 내가 말을 안해도 척척척 내가 원하는 것을 해놓습니다.~ 지금 아파트 거실에서 환하게 피어있습니다.)

 

 

 

삶/박경리

 

대개

소쩍새는 밤에 울고

뻐꾸기는 낮에 우는 것 같다

 

풀 뽑는 언덕에

노오란 고들빼기 꽃

파고드는 벌 한 마리

 

애끓게 우는 소적새야

한가롭게 우는 뻐꾸기

모두 한목숨인 것을

 

미친 듯 꿏 찾는 벌아

간지럼 타는 고들빼기 꽃

모두 한목숨인 것을

 

달지고 해뜨고

비 오고 바람 불고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곳

허허롭지만 따뜻하구나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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