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 바쁜데 웬 설사'.~~ 이 시가 생각나는 어제 하루였습니다.~

청포도58 2020. 10. 18. 11:50

소낙비는 오지요

소는 뛰지요

바작에 풀은 허물어지지요

설사는 났지요

허리끈은 안 풀어지지요

들판에 사람들은 많지요(김용택 詩)

 

어제 아침 일찍 호야리씨는 자동차를 고친다며 사무실 근처로 갔습니다. 한 2시간 정도 걸린다니 양평에 갈 준비를 하고 있으면  차를 가지고 오겠다.~ 했구요.

안옵니다.

연락을 하니 시간이 좀 더 걸리는지.~ 끝나질 않았어요.~~조금만 더 기다리랍니다.

 

그러니까~~  현대자동차가 운영하는 곳에 맡길 일이지 왜 동네에다 맡기고 이렇게 여러번 고생을 하느냐. 싫은 소리가 나갑니다.

사실 좋은 뜻으로 동네에 맡긴 것 까지는 알고 있었어요.

바로 사무실 앞이어서 자질구레하게 손보는 것은 처리를 하곤해서 그 집의 사정을 알게 된 모양입니다.

 

얼마 전에 와이프가 암으로 죽고.~ 바짝 늙은 얼굴이 되어 다시 문을 열었으니.~ 이왕이면 동네에서 해줘야지.~ 좋은 뜻인 것은 아는데, 며칠 전에도 250만원이나 들여서 이것 저것 고쳤는데, 또 비상불이 들어오고 엔진소리가 예사롭지를 않았어요.

 

이대표가 그걸 듣고는 당장 서비스 센터에 맡기지, 그렇지 않으면 이 기회에 차를 바꾸시라고 했 건만 꿈쩍도 안하는 호야리씨입니다. 아이구 아직도 멀었어. 내가 길들여서 얼마나 좋은데.~ 정이 들어서 더 탈 거야. 오죽하면 여북하겠어요. 아마 향후 3년이상은 탈 겁니다.

 

이렇게 기다릴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내가 움직여야지.~

또또 뭘 타겠다구? 코로나 무서운 줄 모르고.~~ 잔소리가 귀에 맴돌았지만. 일단 말을 안하고 집 앞에서 버스를 탔구여, 한번 갈아타니 강남 신세계앞입니다.

 

나만 말을 잘 듣는 것 같더군요.

백화점에 사람들이 달박달박합니다.

시간도 남는데 잠깐 들어갈까?? 하다가 아이고 .~또 재수없으면 어제 백화점에 갔던 사람들은 코로나 검사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이런 것이 날아올까봐  덜덜 떨면서도 밖의 의자에 앉아서 기다렸어요.

 

여기까지 왔으니 이리로 오시오..했더니만 차가 빨리 안고쳐져서 기다리다가 약간 짜증이 났는지 왜 그렇데 말은 안듣는 거냐? 뭘 타고 왔는가? 잔뜩 부는 듯한 음성이 날아옵니다.

안전하게 버스로 왔고 백화점에는 들어가지도 않고 밖의 의자에 앉아서 있으니 그리 아시오...했어요.

 

호야리씨의 경우, 현장에서 중요한 공정이 들어갈 때는 꼭 눈으로 확인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입니다.

그런 날이어서 빨리 가야하는데 갈 수가 없으니.~ 애가 타는 모양입니다.

 

여기까지만 일이 틀어졌으면 그냥 일상이었을텐데.~ 학동의 건축자재 파는 거래처를 들러서 샘플을 가지고 가기로 했다며 들렀어요.

알잖아요, 강남쪽은 얼마나 차를 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겨우 대고 뛰어가더니만 이런 이런.~~전화를 겁니다.

뭐 야? 왜 문이 잠겼어?? 뭐라??? 미용실??? 거기 밖에 트럭에다가 샘플을 두었는데요. 이 사람아.~ 하나만 두고 또 하나는 어디있냐구?? 아참참.ㅠㅠ 그건 깜박했어요.. 뭐라?

 

부부가 하는 무늬목 파는 곳인데, 남편은 현장엘 갔고 아내가 지키나보더라구요.

퀵으로 보내드리면.~ 어쩌고 하니 호야리씨가 원주잖아. 서울이면 얼마든지 그렇지만, 그렇게 말귀를 못알아듣느냐. 뭘 들은 거냐?

그런 와중에서 전화는 계속 걸려오지요.~ 그 남편이라는 사람은 전화가 와서 정말 죄송한데 내일 쓰실 거라면 제가 일을 끝내고 원주로 가겠다.. 난리 아닌 난리가 났습니다.

 

아이구 머리야.~ㅠㅠ 듣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아니 그게 이해가 안돼?

그러면 내가 차근 차근 다시 설명할께, 잘 들어봐.~

현장에서 확인차 전화가 온 것 같은데.~ 그게 아니구 .~ 내가 어제 설명햇잖아. ~~이젠 알아들었어??

 

그 사람 울 것 같으네. ㅠㅠ 아니 이해를 못할 수도 있지, 닥달하듯이 그렇게 말을 하면 주눅이 들어서 더 못알아들을 것 같네.ㅠ

아~니 나는 최대한 부드럽게 얘기한 건 데, 그런 더 이상 어떻게 얘기를 해야하는냐?? 아이구 몰라요 몰라.~ 내 머리가 다 아프네.ㅠㅠ

 

현장까지 가야하는데 차가 꽉 막혔구요, 결국 전화로 대신하고 가지도 못했습니다.

단풍놀이 가는 사람들인 모양입니다.~ 그렇게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엘 가지말라고 해도 눈 하나 깜빡 안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친구는 전화를 해서 그럼 오늘  모임에 참석못한다구??

그래 그래, 너 만큼은 오래 오래 일을 해라.~ 이거 이거 노는 것도 참으로 못할 짓이니까.~~

 

일을 안하는 것도, 일을 하는 것도.~~ 모든 것이 쉽지 않은 일 인 것을.~

인생의 정답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