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화단을 재정비하면서 옥잠화를 많이 심었어요.
기존에 있었던 것과 화원에서 산 어린 싹을 심었는데, 여러 군데에서 꽃망울을 보이고 있습니다.
옥잠화는 꽃봉오리가 비녀처럼 생겼다고 해서 옥잠화라고 들었는데, 진짜로 그렇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비녀 자체를 잘 모를 겁니다만, 나는 결혼하고나서 시댁엘 가니 시할머님께서 쪽을 찌시고 비녀를 하셨더랬어요.
정답고 따뜻한 시할머니였어요.
추운 겨울에 시댁엘 가면 할머니는 우리의 이불을 여며주시느라 잠을 제대로 못주무시던 분이었구요,
전화를 드리면,늘 당부하시던 말씀 : 지붕위에 올라가지 말라고 해라, 조심하라고 해라.~ 마지막에는 언제나 고맙다였습니다.
할머니, 호야리씨는 시키는 사람이지 지붕 위에 올라가는 사람이 아니예요, 수도 없이 말씀을 드리고 안심을 시켜드렸는데도.~~ 언제나 지붕 위를..~~ 고정 레파토리였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돌아가셨지만, 다정하고 따뜻하신 분으로 기억을 합니다, 비녀와 함께요.~~~
옥잠화의 꽃말은 침착과 조용이랍니다.
향이 어찌나 그윽한지 옥잠화기 피기 시작하면 코를 대고 향기를 받아들입니다.
저번에 오면서 옥잠화 2대를 꺽어서 가지고 왔습니다. 차 안에 두고 오래도록 향기를 맡았어요.
예보에 의하면 이번 태풍 링링이 예전의 곤파스와도 같은 위력이랍니다.
아쿠쿠 큰일이다..양평이 걱정됩니다.
부랴부랴.~
어젯밤, 호야리씨와 양평엘 다녀왔어요.
파라솔을 접어서 묶어두고, 길 가의 배수구를 확인하고 고양이 먹이를 다시 채우고, 물을 갈고.~~
다알리아가 벌써 쓰러져서 누워서 안녕??하고 있습니다/
어째..ㅠㅠ.. 부랴부랴 끈으로 묶어두고ㅡ 너무나 캄캄해서 한창인 옥잠화의 사진도 제대로 못찍은 채 나왔습니다
고양이가 한마리도 안보입니다.
주고왔던 밥은 아주 깨끗히 비웠구요, 물도 빈 통입니다.
배가 고파서 밥을 구하러 갔나??
동물들이나 곤충들이 기후의 변화는 더 빨리 알아차린다는데, 그렇다면 고양이가 벌써 알고 어디로 옮긴 것인가??
비가 오면 지붕에서 물이 내려올테니 연통은 아무래도 위험할 겁니다.
그러면 그냥 데크에 나오면 되는데 어디로 갔느냐??
여기저기 살펴도 보이질 않아요.
오면서 나는 고양이의 안부를 궁금해했고, 호야리씨는 다알리아가 부러진 걸 애석해합니다.
그래도 한결 마음은 편합니다. 준비 완료.! 이제 태풍때문에 망가지는 것은 천재지변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2010년인가요?
곤파스의 위력은 대단했었구요, 동네 반장이 어서 와보라고 해서 갔더니만 참담했어요.
지붕 위로 쓰러진 커다란 낙엽송. 오솔길은 다 패였고, 한창이던 꽃들은 무너진 흙더미 속에서 헉헉대고 있었어요.
이번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는 가지말기를.~~바랍니다.
아직은 태풍전야라서 그런지 고요합니다.
바람때문에 가끔 덜컥거릴 뿐.~
톡으로 온 안전문자에 의하면 12시에서 13시에 서울지역 태풍이 최근접한답니다.
창이란 창은 다 잠갔고, 더운 걸 못참는 나는 선풍기를 계속 틀어놓고 있어요.
어서 왔다가 가시게.~링링이여.~
어디에도 피해가 없기를 바라면서.~~ 이만...바잇...^^*
PS
우리 연준이가 삐약이를 언제나 뗄 것인가..~~ 했더니만, 좀전에 진경공주가 전화를 햇어요.
어.머.니. 드디어 연준이가 삐약이를 졸업했어요.
세상에나 어떻게????
삐약이 통을 일단 비우고, 연준이가 비약이를 찾을 때마다 삐약이가 엄마를 찾으러 갔나보다..~~~없네??..~~
여기 저기를 찾는 시늉을 하는 걸 몇 번 했더니만 포기한 것 같고, 삐약이 없이도 잠을 잤답니다.
연준이 최고.~~ 진경공주 최고..~~~^^
이젠 창문이 제법 흔들거립니다. 드디어 서울까지 도착을 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진짜로 궁금한데, 만약에 바람에 창문이 깨져서 아래로 떨어져서 지나가는 사람이 다친다면 그것은 누구의 잘못일까요??
천재지면?인데....~~~
그것이 궁금합니다. 걱정입니다.~
아무도 다치지 않고 피해는 최소한만 주고 가는 태풍 링링이기를 바라면서..이만 바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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