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풀잎/박성룡

청포도58 2020. 5. 9. 09:42



풀잎/박성룡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하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 속에서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풀잎' 하고

자꾸 부르면.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덧

푸른 풀잎이 되어버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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