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인터뷰 " / 최정례

청포도58 2013. 12. 5. 11:15

 

인터뷰/최정례

 

사격 선수가 첫 금메달을 땄다 또 올림픽이 시작되었다

적어도 한 달은 온 나라가 이렇게 지나갈 것이다

사격 선수는 인터뷰하면서 자기 아이에게는 절대

사격을 시키지 않겟다고 했다

모기가 내 다리를 물었다

 

동아리에 두 방, 정강이에 한 방, 산책로에서 물린 것인지

싱크대에 섰을 때 물린 것인지 소파에 누웠다가 몹시

가려워졌는데

이미 늦었다

생명은 자기 생명을 다하여 자신을 유지하여 한다

삶에 낭비란 없는 것 같다 가려운 인생

가려우니 긁을 수 밖에

 

아버지에게 가봐야 한다

사회복지시의 말이 등금 외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주간 보호를 맡길 수는 없다고 한다

아버지는 목욕하다가도 비누칠 한 것을 잊고 욕조에서

잠이 드는데

사회복지사와 인터뷰할 때는

자기 이름이며 생년월일까지 정확히 대답해 버렸다

좀 더 바보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1등금을 받고

복지 기관에 종일 맡겨질 수가 있다고 한다

 

금발의 여자애가 사격 선수 앞에 와서

사인을 받으며 금메달을 살짝 어루만졌다

참을 수 없이 가렵다

모기 물린데 바르는 약은 어디에 둔 것일까

 

어젯밤 내내 꿈을 꾸엇는데 내용이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꿈속에서 지나친 것과 지금 지나치고 있는 것

두려운 것은 딴 세상과 이 세상 사이에 아무것도 없고

아무런 상관이 없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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