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이야기

3월 1일에 내리는 눈, 폭설입니다.

청포도58 2021. 3. 3. 12:51

 

두어 번쯤의 추위ㅡ 그리고 눈.~이 또 올 줄 알았습니다만, 어김없이 그랬습니다.

3.1절 아침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만, 저녁부터는 기온이 내려갔는지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합니다.

어째 심상치가 않더라구요.~

 

목련가지에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하던데, 참으로 야속합니다.

봄이 오는 댓가는 언제나 이렇습니다.ㅠ

그렇지않아도 목련 꽃망울이 얼어붙을까봐 비닐로 덮어두었는데, 아침에 보니 어디론지 다 날라갔습니다.ㅠ

 

동네 반장이 제설차로 왔다갔다하는 것이 보입니다.

언제나 우리집 올라오는 곳까지 서비스?를 해주셔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혹자는, 어째서 그 집 앞만 치워주는가? 우리집 앞은 왜?? 어쩌고 하면서 슬쩍 불만을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는걸 압니다만,반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언제나 우리집 앞만 신경을 써주십니다.

 

안쪽에는 호야리씨가 다닐만한 길만 쓸었구요, 또 고양이가 다녀야하니  어서 어서 하시오..채근을 합니다.

 

이렇게 폭설이 오면 언제나 생각나는 시.~ 시인 문정희님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가 생각납니다.

 

한 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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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 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 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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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결코 손을 흔들지않겠으며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않을 것이고.~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서 난생  처음 짧은 축복에 몸둘 바를 모르리.~라는 아름다운 연가가.~ 이렇게 폭설이 내리는 겨울날이면 언제나 생각이 납니다.

 

어느 해에는 4월에도 눈이 내렸었고, 5월에도 눈이 내렸던 적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올 해도 몇 번정도 이런 뜻밖의 즐거움이 올 지 모르겠습니다.

 

바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