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제는 시아버님의 기일이었습니다.~

청포도58 2019. 6. 25. 12:56

 

 

 

(시아버님께 이 꽃을 바칩니다. 아버님, 이 꽃은 향이정원에 핀 곷입니다. 벌써 2주기입니다. 잘 계시지요? 어제 모두 모여서 아버님을 기렸답니다. 오셨었나요?ㅎ)

 

 

어제는 시아버님의 두번째 기일이어서 둘째 형님댁에서 모두 모였습니다.

이천에서 시어머님도 올라오시고, 6남매와 장손 내외와 장손 손주??.이번에는 그래도 단촐하게 모였어요. 16명입니다.

 

둘째 동서가 백두산 여행을 다녀오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손을 크게 다쳐서 아직까지도 손에 기부스를 하고 있었어요

 

집안 이야기이긴 하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형님의 아들인 장손이 제사를 모시기로 합의를 했던 바, 그런 줄 알고 있엇습니다만, 둘째 동서께서  아직은 내가 성성하기도 하고 아직 젊은 부부에게 제사를 지금부터 보내기가 안스럽다며 일단은 내가 지내겠다며 자청한 상태이고 그렇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브스까지 한 부상을 입었는지는 사실 몰랐어요.

기일 전 날에야 알게되어 연락을 했더니만, 장손 며느리와 조카와 아주버님이 함께 해서 다 마무리가 되었으니 정말 아무 걱정말고 그냥 몸만 와서 제사만 지내면 된다고 재차 말씀하셨습니다.

 

서울이 고향인 분이어서 내 입맛에는 착착 맞습니다.

서로 번거롭게 하지말자며 밥은 집에서들 먹고 제사만 지내고 오자..이렇게 약속이 되었는데.~

 가만히 계실 아주버님이 아니십니다. 무슨 소리야..내가 얼마나 애썼는데 먹고 가야지.~~ 기브스 형님을 대신해서 다듬고 ,씻고  하는 것을 다 하신 모양이예요..ㅎ

장손 며느리도 함께 도와서 빠짐없는 상차림이 되었구요, 우리에게 나눠주신다며 도곡동에서 제일 맛있게 한다는 떡을 한 말이나 만들어 놓으셨고, 아주버님이 도매시장에 가셔서 나눈다며 체리를 박스째 사다놓으셨습니다.

 

9시 정각에 제사를 지내고, 밥을 먹고 가요무대가 끝나는 것까지 보고(시어머님의 최애 프로그램이랍니다.) 일어섰습니다.

 

사실 가기 전에, 엄청나게 바뻤답니다.

아침에 양평에서 왔는데 부랴 부랴  마구 청소를 했어요..ㅎ

혹시 시어머님을 모시고 오게 될 지도 몰라서 일단 준비를 했구요, 청소가 끝나자마자 납작 보리를 사러 장엘 갔고(보리밥을 좋아하십니다.)맛있는 고기도 샀고, 김치랑 밑반찬은 할 시간이 없어서 슬쩍 반찬가게에서 사다놓았습니다.ㅎ

그런데 결국, 시골에서 할 일이 태산이시라며 시골로 가셨어요.

 

시골 동서가..으이구 서울에 형님들이 많이 계시는데 한참 있다가 오시지..했을텐데..어쩝니까,, ㅠㅠ

걔네들은 잡초도 안뽑는다니까..내가 가서 해야지..매실도 다 따야하고 초코베리도 따야하고..~~

본래 성실한  열혈 농부이십니다.~

 

 

시아버님께서 말년에 편찮으셨을 때,우리 든든이를 위해서 열심히 버텨주셨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꼭 참석하신다며 좋아하시던 백구두도 봉당에 올려놓으셨는데..~ㅠ

결혼식까지 꼭꼭곡 참으셨다고 생각합니다. 좋다가 안좋다가를 반복하셨고, 결국 애써 주신 덕분에 무사히 결혼식을 마셨다는 것.~~ 또 아이들이 신혼여행에서 언제 오냐며  또 기다리셨는데..~~ 돌아온지 이틀만에 영면하셨던 시아버님.~~

그.~~ 사랑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예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아버님이 좋아하시는 아들도 낳구요.

 

결혼 전에 진경공주를 인사시키러 갔을 때, 진경공주에게.~~ 니 어머니만큼만 하고 살면 된다....고 하셨잖아요.

부족한 것도 많았을텐데 이해해주시고 아껴주셧던 것을 기억하고 잇습니다.

말씀이 적으신 분이셨는데 나의 며느리가 될 진경공주에게 그렇게 말씀해주신 것을 저는 마음 속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싹싹한 진경공주를 엄청 마음에 들어하셨습다.

느이들이 고른 며느리인데 오죽하겠니..~~..그렇게 믿어주셨던 분이셨어요.

 

이제는 그렇게 내리 사랑을 해주시는 분들도 하나 둘 세상에 안계시구요. 내가 큰 어른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그냥 믿고 사랑해주고 응원해주고 기도해주고..그렇게 살아야지요.~

 

시아버님의 기일을 기억하면서...~~이만..바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