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부전자전..시아버님과 호야리씨의 별난 고집.~

청포도58 2017. 6. 10. 13:47


이른 아침..호야리씨와 친구 몇 명이 부산으로 떠났습니다.

수자원공사?? 아니면 무슨 공기업에 다니는 친구인데 경주에서 삽니다.

그 친구 아들이 부산에서 결혼식을 하는 날입니다..버스 한대가 양재역 근처에서 출발을 한다고 하던데 가겠다던 인원이 점점 줄어서 예닐곱 명 정도가 참석 인원이랍니다.


요즘 현장이 마무리 공사와 세밀하게 보고 결정해야 하는 일이 많아서 움직이기가 어렵긴 했습니다만...어쨌든 참석입니다.


내가 결혼식을 해보니...참석해서 축하를 해주는 것 이상의 축하는 없더군요.

나야 뭐 나에게 온 초대에 아주 아주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참석은 필수이긴 합니다만.. 호야리씨의 경우, 옆에서 보기에 뭐 그렇게까지...하는 초대에도 성실히 임하는 사람이올시다.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나 온 사람이어서인지.(아니다 졸업은 하지 않았어요.)......5학년인가 그 무렵에 서울로 전학을 와서 실질적으로 졸업생은 아닌데 본거지가 이천이어서인지 졸업생 취급을 해주고..어느 해에는 회장까지  강제로 맡긴 적도 있었어요.



나의 지인들이나 친척들이야 낯설지 않은 옷차림??들이었으나 호야리의 광범위한 인맥은 재미있었습니다.

동창들이야 익히 아는 바이고, 수십 년 만에 나타난 친구는 나와 호야리씨의 결혼식에서 사회를 봤던 친구인데 세상에나..~~ 머리가 하나도 없이 나타나서 세월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새파랗던 대학 시절에 머리숱이 무성했건만........ㅎ.....어쩜 좋아...나는 못 알아봤답니다. 죄송...ㅎ


아직도 이천에서 농부인 동창생들이 일을 하다가 달려왔는지 모습이야 늘 보던 스타일들이 아니었으나?? ㅎ.

순박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또..

청담동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어찌 어찌 알고 세수만 깨끗히 하고?? 날 남방으로 달려왔습니다.

물론 고마운 일입니다.

그리고..

정말 색다른 사람은...ㅎㅎ......스님이 멋진 모자??? 삿갓???을 쓰고 나타난 일입니다.

초등학교 동창이랍니다.

궁금한 것이....그런데 식사는 어찌했을까...??? 인데..스테이크..새우..뭐 이런 것들의 집합체였는데..그렇다면 떡만 먹었을까?? 누가 본 사람이 얘기해줘요....~~~


결혼식에 가는 거니....... 입어야 할 옷이 있잖아요.

당연한 일인데..호야리씨가 거부합니다.

왜~~에???

이 정도 입어도 된다구....

이왕이면 제대로 입고 가서 축하를 해주면 좋지, 어쩌자구 반 정도만 입고 가느냐...나의 의견입니다.

싫어..싫다구...너무 정장은 내가 불편해......

그 옷이나 이 옷이나..마친가지인데........왜 그러느냐...웬만하면 제대로 입고 가야한다고 단호하게 얘기했으나

거부하는 호야리씨입니다.


이런 면은......시아버님과 호야리씨가 같습니다.

말을 안듣습니다.

보편타당한 상식선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아주 잘 입으면 좋겠지만..그게 아니어도 장소에 맞는 상식의 옷차림정도야 예의가 아닌가요?


땀은 나고..바쁘긴 하고..시간은 다가오고..이제나 저제나..간다던 사람들이 못간다고 연락은 오고...이 참 저 참 화딱지가 나는데 이 옷 입어라 저 옷은 별로다...했더니만...눈이 세모가 되어버린 호야리씨입니다.

지갑에 돈이 없는데?? 돈 좀 주셔...~~

싫소이다...ㅠㅠ ..이에는 이..귀에는 귀..나의 복수가 시작되었어요.


옷에 특별한 관심이 없어서인지..호야리씨는 옷을 입을 줄 모르는 편이올시다.

본인이 그렇게 인정하면........옆에서 입혀주는데로 입던지...70%만 수긍을 하는 편이고,,,, 아주 중요한 순간인데 30%는 본인이 원하는 스타일대로 합니다.

이번 결혼식에서 그랬어요..

뜬금없이 덥다며 반팔 와이셔츠를 고집합니다.

신사는 그러면 안된다구...소매에 하얀 와이셔츠가 보여야쥐...댕강 안보이면 촌스럽다니까......내가 우기긴 했는데

말을 안들었습니다.

평소에 반팔이라고는 절대 안입는 사람이 뜬금없이 중요한 순간에 고집을 피우더니 그렇게 입고 갔어요.

당일 아침인데...더이상 언쟁을 할 수가 없어서..포기했고..내가 보는 양복 점수는 70점???정도였습니다.


예컨데....최선을 다했는데...별로였다면...그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호야리씨의 경우는..신경 쓰고 감각만 좀 있으면 아마 이보다는 훨씬 괜찮았을 겁니다.

됐어...그 정도면...나는 차르르하게 뺀질거리게 보이는 게 싫다구.....으이구 이보세요..아무리 해도 차르르 뺀질거리게는 보이지 않는답니다.


이로써 나의 기획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오늘 아침도 마찬가지입니다.

나가면서 우리들의 인사법인 하이파이브를 성의없이 해주는 걸로 복수를 했고..다짐했습니다

앞으로는 절대로 입는 옷에 관여치 않겠다...알아서 입으시옷..

촌스러워도 할 수 없고..상황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다해도 나는 모르겠소.


내가 기억하는 나의 아버지는 멋쟁이셨습니다.

단벌이어도 언제나 차르르하게 멋이 났고 스타일리쉬했다고 기억합니다.

서울사람이어서 그랬나??


남자가 너무 멋쟁이인 것도 어쩌면 좀 부담스러운 일일테지만..그래도 특별한 날에는 멋을 좀 낼 줄 아는 사람이 나는 좋습니다.

언제나 그 타령이고 그 타령인 것은 별로입니다.

호야리씨 듣고 있나요??? 그대에게 한 말이올시다...잘 들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