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이야기

빨강 물방울같은 보리수가 대롱 대롱 매달려 있습니다.

청포도58 2016. 6. 27. 12:19

 

 

 

 

 

 

 

 

향이정원 초창기에..우리의 정원은 어떻게 꾸밀 것인지 고민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조경을 전문가에게 맡겨야 했는데..마음이 시키는대로 꾸민 우리들.....왜 그렇게도 용감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ㅋ...맞는 말입니다.

 

그 당시.. 양평에 있는 집들의 정원을 구경하면서 다닌 적이 있었답니다.

그 때..봤던 보리수 나무입니다.

어찌나 주렁 주렁 열렸던지 줄기가 척척 처져 있었고..손만 대면 그냥 우르르 떨어졌어요.

주인이 나오더니.....따가지고 가도 됩니다....봉지를 가져다 드릴까요???

봉지도 주고..냉커피도 타서 가져다 주었어요.

심심했었나..???  ㅋ.....농담입니다.....그렇다기보다 열려 있는 사람인 듯 했습니다..

아마 점심 무렵이었던 것 같아요.......점심도 함께 하자며 생면부지의 우리들에게 자꾸 들어오라고 했었어요..

물론 점심까지는 사양했지만.~~.나의 경우.~그렇게까지는 안될 것 같더라구요..

좋은 기억의 집이어서 가끔씩 지나다니면서 그 부부를 향해 화살기도를 가끔씩 날리기도 합니다.

 

 

 

 

그 무렵 사서 심었던 보리수 나무입니다.

언덕 위에 두 그루 심었는데....너무 많이 열려서 처치 곤란입니다.

호야리 친구가 와서 한바탕 따갔고..동네 언니가 심심풀이로 손주들과 함께 따갔다던데..어째 줄지를 않습니다.

작년에 따서 만든 발효액도 한 항아리이고..이제는 뭘 해야지?

 

이제서야 몇 해 전에 친절을 베풀던 주인장이 생각이 났어요.

누군가가 즐겁게 따가면 그것도 좋은 일이로구나.

 

어제 잠깐 아침 나절에 양평엘 다녀왔어요.

빨간 보리수가 향이정원을 밝히고 있군요.

주르륵 주르륵 매달린 보리수가 너무나 귀엽습니다.

요즘은 누구에게 준다고 해도 실례라던데.~호야리씨는 그런게 어디있어?윗 동네 반장에게 전화를 합니다.

우리집에 보리수가 있으니 혹 필요하신 분이 있으면 따가지고 가라고.~~공지에 올려주세요.

과연 누가 따갈까요??

 

열매가 열리는 유실수는 또 이런 문제가 있군요..

그래도 좋으니 때가 되면 주렁 주렁 열리거랏.~

언제나 풍년이 좋은 향이정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