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겨울나무를 보면/강세화

청포도58 2025. 1. 5. 19:10


겨울나무를 보면/강세화

겨울나무를 보면
일생을 정직하게 살아온
한 생애를 마주한 듯 하다

나이에 대해서
부끄럽지 않고
섭섭해 하지 않는
풍모를 본다

집착을 버리고
욕망을 버리고
간소한 마음은
얼마나 편할까

노염 타지 않고
미안하지 않게
짐 벗은 모양은
또 얼마나 가뿐할까

겨울 나무를 보면
옹졸하게 욕하고
서둘러 분개한 것이
무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