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둥글다/이명옥

청포도58 2023. 3. 6. 16:51

 

 

둥글다/이명옥

 

정겨운 것은 모나지 않다

둥글게 둥글게 나를 위무한다

 

물빛 마음이 그렇고

하늘빛 웃음이 그렇고

물수제비뜨는 돌멩이도 그렇고

물방울꽃 번지는 말간 호수도 그렇다

모두 다 둥글어서 부딪힘이 없다

 

달빛 털어내는 신새벽 풀잎도 그렇고

돋을볕에 환호하는 새소리도 그렇고

그립고 낯익은 것들도 그렇고

빛으로 가득한 너를 위한 기도도 그렇다

둥글고 둥글어서 맺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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