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이 지상의 어느 마을/허수경

청포도58 2022. 12. 13. 11:40

 

 

이 지상의 어느 마을/허수경

 

불 앞에서 생각한다

이 지상의 한 마을에서 나는 정말 살아가고 있는가?

곧 스러질 저 불 앞에서 모든 삶이 갑자기 낯설만큼 생기가 생기는 순간

고향이 아닌 지상의 한 마을에서 늙어가고 있는 내 자의식도 활활 타기 시작한다

이 모든 것은 지독하게 낯설고 고독하다

그게 삶 아닌가

어디에 있던 이별과 새 시작을 시작하며 아둥바둥 또한 고요하게 지나가는 시간

무시무시한 낯선 시간 이것은 사는 것이다

이것은 보면서 느끼면서 섞이면서 울면서 웃으면서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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