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박우현

청포도58 2020. 7. 23. 11:06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박우현

 

이십 대에는

서른이 두려웠다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있었다

마흔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삽십 대에는

마흔이 무서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엿다

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죽음 앞에서

모든 그 때는 절정이다

모든나이는 아름답다

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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