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진경공주와 든든이의 정성 밥상이올시다.~ 일류 요리사 못지 않습니다.~♥

청포도58 2018. 9. 27. 12:07



오늘은 한가위 추석입니다.

살아 생전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우리 막내는  한여름 복날이 다 지나가고(개띠입니다..ㅎ) 오곡백과가 무르익을때 태어나서 팔자가 좋은 거라구요.

그런가요?


어쨌든 본래 나의 생일은 음력 8월 15일 추석날이 맞습니다.

명절이 생일이다보니 그냥 엄벙덤벙 넘어가게 되더군요.약간 억울해서? 내가 태어나던 해의 양력을 찾아서 바꾼 것이 몇 년 전입니다.


진짜 생일, 가짜 생일을 따지게 되니 무척 민망합니다.

진경공주가 시어머님의 진짜 생일을 그냥 지나가기가 그랬다며  밤을 세워서 준비한 요리올시다.

연준이 데리고 얼마나 동동거렸을까요?

정성을 다했다는 것이 눈에 탁 들어오더군요.

아이쿠, 힘들었을텐데.~~ 어쩌면 좋아..~~

이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얼마나 복잡했을까요?

기획을 하고, 장을 보고 ,다듬고, 만들고, 지지고, 볶고, 예쁜 그릇에 담고, 더구나 꽃장식이 다 들어있습니다.

비주얼이 기가막히게 예뻐서 먹울 수 있을까.?


큰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이천으로 내려갔는데 가는 길이 엄청나게 막히는군요.

이렇게 막힐 때, 구태여 움직일 필요는 있는 것인지, 좀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야 어른이니 지루해도 견딜 수 있으나 몇 개월밖에 되지 않은 연준이와 어르고 달랠 진경공주아 운전을 하는 우리집 든든이가 걱정이 되었어요.

다음에는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 같아요.



시어머님은 점심때, 든든이 에미의 밥은 고봉에다 담았으니 다 먹어라. 고봉이라.~~ ㅎㅎ

시어머님의 축하 선물이올시다.ㅎ

진경공주가 준비한 요리들을 꺼내서 식탁위에 놓았어요. 아주 화려합니다.

버터 전복구이.. 연하고 부드럽습니다. 모두들 맛있게 먹었어요.




본 대로 말하자면, 차돌박이에다가 여러 야채들을 볶아서 도르르 말아놓은 것, 감자를 갈아서 여러 야채들을 넣고 부친 감자전, 각종 야채와 치즈를 얹어서 오븐에 구운 요리, 파슬리와 먹는 꽃이 장식입니다.ㅎ



상추쌈안에 주먹밥.이것은 불고기와 함께 먹으랍니다. ㅎ

또 맛살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서 그 안에 온갖 맛있는 재료들을 넣어서 구웠습니다.

보라색 국화 아래에 있는 요리는 확실히 모르겠어요.. 연한 고기였는데?? 맛있게들 먹어서인지 빨리 없어졌어요.

보라색 천일홍도 보입니다.



등심으로 불고기를 만들었군요.

등심이 비싸서 그렇지 사실,불고기감으로는 최고입니다.

아주 부드럽고 맛있었는데, 남은 것은 시어머님 드시라고 양보를 했구요, 냉장고에 잘 넣어드리고 왔는데 아마도 드셨겠지요??




보들보들 미역국입니다.

아주버님은, 한그릇 더 먹을 수 있나요?? 하셔서 더 드렸구요.. 그래도 남아서 집에 가지고 와서 저녁에 먹었습니다.


이렇게 준비하기가 어렵다는 걸 나는 압니다.

고마우이.~~ 너무나 애썼어..오래도록 기억할께..~~


생일을 바꾼 계기는 이렇습니다.

추석이 생일인데 언제나 명절이잖아요.

언제나 시댁에서 맞는 생일, 차례 준비하랴 어른들 챙기랴, 당연히 가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나의 시어머님은..~~ 며느리들의 생일은 누구의 생일이던지 그냥 패스를 하시는 희한한??전통을 가지셨어요.( 그 이유는 모르겠어요..하기는 하나밖에 없는 사위 생일도 패스하시니 뭐 며느리들이야..말할 것도 없겠지요).

평생을 시아버님께서 시어머님의 굳어진 생각을 힘들어하셨습니다. 뭐랄까..약간 평범한 여자들의 성향이 별로 없는 분이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시어머님의 잘잘못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불경스러워지니 이만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아요.


어느 해, 시아버님이 손수 주방으로 오셔서 셋째 생일이니 미역국을 끓이라고 명령하셨어요.약간 편애를 하신 것은 맞는데, 나는 아이구 아니예요. 아버님 생일을 바꿔서 오늘이 아니랍니다..해버렸고..얼떨결에 바꾸게 된 계기가 되었답니다.

말씀만으로도 형님들이 질투??는 하늘을 찔렀고, 분위기가 싸~~아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 추억이 된 젊은 날이올시다.

며느리가 여럿이면 공정해야 하는데, 아니지요, 어쩌면 아버니의 공정함은 나름의 기준이 있으셨을 겁니다.

제 입으로는.~ ㅎ.. 그냥 패스합니다.


시댁에서 점심까지 해결을 하고 친정으로 올라치면 엄마는 언제나 아파트 현관앞에서 기다리고 계셨고, 내 생일이라고 미역국에 갈비에 우리집의 전통인 빨간 석쇠구이 돼지고기와 얼큰한 육개장을 언제나 준비하고 계셨더랬어요.


이제는 엄마도 안계시고 큰 올케도 늙어버려서 안가게 되었지만요.. 젊은 날에는 그랬습니다. 이제는 모두 다 추억이 되버렸어요.


오랜만에 그 때의 그 정성이 돌아온 것 같아서, 뭉쿨했습니다.


언제나 묵묵하지만 결정적일 때는 빛을 발하는 나의 든든이.

서프라이즈의 즐거움을 준 나의 진경공주,

고마워...언제까지나 기억할께.~~


이상 향이정원이었습니다.

바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