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올 때, 아쉬워서 몇 송이 꺾어옵니다..보라색 과꽃과 분홍색 과꽃,아직도 싱싱한 노란색 루드베키아입니다.)
숲길/곽재구
숲은
나와 함게 걸어갔다
비가 내리고
우산이 없는 내게
숲은 비옷이 되어주었다
아주 천천히
나의 전생이 젖어드는 것을 느꼈다
숲의 나무들은
자신들의 먼 여행에 대해
순례자에게 얘기하는 법이 없었다
세상의 길 어딘가에서
만년필을 잃은 아이가 울고 있을 때
울지 말라며 아이보다 많은 눈물을 흘려주었다
목적지를 찾지도 못한 내가
눈보라 속에 돌아올 때도
숲은
나와 함께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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