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이명옥(소화)
진달래 핀 산언덕
우리 자리로 내준 분홍빛 꽃그늘을
나, 잊을 수 없네
참꽃이라 먹을 수 있다고 건넨 꽃잎에
그대 입을 맞출 때
나 또한 떨리는 무언가(無言歌)로
그 꽃잎에 내 마음 전했네
그대 떠난 긴 그림자 뒤로
진달래 무너져 내려
저리 서럽게 그리움 흘러가네
이 봄 다시 진달래 만개하여
나를 이끈 그 자리에서 하염없을 때
서러운 은총인 양 나를 붙드는 햇살에
나, 눈을 감네
(月刊文學 2023년 4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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