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진달래꽃/이명옥(소화)

청포도58 2023. 4. 11. 14:09

 

 

진달래꽃/이명옥(소화)

 

 

진달래 핀 산언덕

우리 자리로 내준 분홍빛 꽃그늘을

나, 잊을 수 없네

 

참꽃이라 먹을 수 있다고 건넨 꽃잎에

그대 입을 맞출 때

나 또한 떨리는 무언가(無言歌)로

그 꽃잎에 내 마음 전했네

 

그대 떠난 긴 그림자 뒤로

진달래 무너져 내려

저리 서럽게 그리움 흘러가네

 

이 봄 다시 진달래 만개하여

나를 이끈 그 자리에서 하염없을 때

서러운 은총인 양 나를 붙드는 햇살에

나, 눈을 감네

 

 

(月刊文學 2023년 4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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