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목련 후기/복효근

청포도58 2023. 3. 24. 19:48

 

 

목련 후기/복효근

 

목련꽃 지는 모습 지저분하다고 말하지 말라

순백의 눈도 녹으면 질척거리는 것을

지는 모습까지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그대를 향한 사랑의 끝이

피는 꽃처럼 아름답기를 바라는가,

지는 동백처럼

일순간에 져버리는 순교를 바라는가,

아무래도 그렇게는 돌아서지 못하겠다

구름에 달처럼은 가지 말라 청춘이여

돌아보라 사람아

없었으면 더욱 좋았을 기억의 비늘들이

타나 남은 편지처럼 날린대서

두려운가

사랑했으므로

사랑해 버렸으므로

그대를 향해 뿜었던 분수 같은 열정이

피딱지처럼 엉켜서

상처로 기억되는 그런 사랑일지라도

낫지 않고 싶어라

이대로 한 열흘만이라도 더 앓고 싶어라

 

 

 

 

 

'문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박우현  (0) 2023.03.27
아름다운 회항/공광규  (0) 2023.03.26
기차를 기다리며/천양희  (0) 2023.03.20
봄안부 2/강인호  (0) 2023.03.18
뒤편/천양희  (0) 2023.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