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탑을 쌓다/박경남
개울가에 층층이 쌓아놓은 탑,
잔돌 하나 반듯하게 얹어 보려고
주변을 헤맨다
뽀족한 돌, 둥근 돌, 생김새 모두 달라
마땅한 돌 눈에 뜨지 않는다
괴기 좋은 돌 하나 겨우 찾아내어
돌탑의 우묵한 틈을 비집고
요리조리 맞추려 땀을 흘리는데
돌과 돌 사이 벌어지는 틈,
비틀비틀 탑 꼭대기가 중심을 잃으려 할 때
긴장한 손이 얼른 탑을 에워싼다
인연 하나 쌓는 일보다
맺어진 인연 잘 지키는 것
돌탑을 쌓으며 깨닫는데
다시 작은 돌 하나 얹으니 탑이 출렁거려
나는 얼른 탑을 꼭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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