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언제나/권순진
갖춘꽃의 총화이기보다는
꼬부라진 암술이거나 수술의 꽃밥,
꽃잎과 꽃받침의
애매한 경계쯤이나 될 것입니다.
무지개와 구름과
비에 머무는 시선만이 아니라
진흙 속 무지렁이와 함께 섞여
돌돌돌 굴러가지도 못하는
한 알 콩자갈의 변명 같은 것 입니다
잉잉거리는 바람과
봉창을 두드리는 빗소리에도
밥이 넘어가지 않고
복받치는 울음입니다
사막을 걷는 이의 수통에 남은 마지막 물 한방울이며
오염에 더욱 선명한
저 강 물비늘의 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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