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오십견/김재진

청포도58 2016. 1. 12. 12:58

 

오십견/김재진

 

 

나는 오십견이

쉰 살 된 개인 줄 알았다

오십에도 사랑을 하고

오십에도 눈물이 있는지

비릿한 나이에는 알지 못했다

오십에 가르게 된 어깨 위의 개들을

풀어놓아 먹이려고 침을 맞는다

어깨에 꽂힌 이 바늘은

우주와 교신하는 안테나다.

고슴도치처럼 온몸에 피뢰침 세워놓고

웅크린 채 앉아 있는 이 짐승은

못돼먹은 성깔에 내린 벼락일지 모른다

벼락 치듯 가버린 친구 한, 둘 늘어나는

쉰 살 된 몸 안에 개들이 살고

부긓거리는 속 지그시 눌러 앉히며

양념 센 국 그릇에 소 떼가 산다

오십에도 그리워할 것이 있고

오십이 하늘에도 별이 돋는지

들끓는 나이에는 알지 못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