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이정원 오솔길에 예쁘게 핀 조팝나무입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이기철
내 걸어온 길 되돌아보며
나로 하여 슬퍼진 사람에게 사죄합니다
내 밟고 온 길
발에 밟힌 풀벌레에게 사죄합니다
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에 상처받은 이
내 길 건너며 무표정했던
이웃들에 사죄합니다
내 작은 앎 크게 전하지 못한 교실에
내 짧은 지식 신념없는 말로 강요한
학생들에 사죄합니다
또 내일을 맞기 위해선
초원의 소와 순한 닭을 먹어야 하고
들판의 배추와 상추를 먹어야 합니다
내 한 포기 꽃나무도 심지 않고
들꽃의 향기로움만 탐한 일
사죄합니다
저 많은 햇빛 공으로 쏘이면서도
그 햇빛에 고마워하지 않은 일
사죄합니다
살면서 사죄하면서 사랑하겠습니다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문학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정채봉 (0) | 2014.05.10 |
---|---|
"히말라야의 노새 "/ 박경리 (0) | 2014.05.08 |
"안부"/김초혜 (0) | 2014.05.02 |
"나에게 던진 질문"/비스와바 심보르스카 (0) | 2014.04.28 |
"아름다운 회항 " / 공광규 (0) | 2014.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