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단 두 줄/천양희

청포도58 2023. 1. 6. 14:04

 

 

단 두 줄/천양희

 

전쟁중에 군인인 남편을 따라 사막에서 살던 딸이

모래바람과 사십 도가 넘는 뜨거운 사막을 견디다 못해

아버지한테 편지를 썼다

죽을 것 같으니 이혼을 해서라도 집으로 돌아가겠다

이런 곳 보다는 차라리 감옥이 낫겠다는 편지였다

딸의 편지를 받아 본 아버지의 답장은

단 두 줄이었다

 

"두 사나이가 감옥에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한 사람은 흙탕물을, 다른 한 사람은 별을 보았다"

 

아버지의 단 두 줄은 훗날 딸이 작가가 된 계기가 되었다

단 두 줄의 편지를 소재로 (빛나는 성벽"이란 긴 소설을 썼다

작가가 된 뒤 어느 인터뷰에서 딸이 한 말도

 

"나는 자신이 만든 감옥의 창을 통해 별을 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