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예의란 무엇일까/유안진

청포도58 2022. 7. 14. 09:04

 

예의란 무엇일까/유안진

 

땡볕아래 봉숭 따는 할머니에게

그늘에서 복숭을 선별하는 쉬운 일을 주었다

 

시원한 그늘에서 편히 앉아서

따다 주는 복숭아를 상 중 하로 가리기만 하다가

다시 땡볕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복숭따기가 더 좋다고 간청했다

 

까닭을 묻는 주인에게

할머니의 대답은 간단했다

복숭아 등급을 결정하기가 너무 어렵고

애써 살아온 복숭아에게도 미안해서 그런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