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세상의 등뼈/정끝별
청포도58
2022. 3. 19. 10:35
(오랜만에 아파트 앞에서 꽃을 파는 부부가 왔습니다. 모두들 봄꽃이 반가웠는지 한다발씩 사가지고 갑니다. 나 역시 그렇습니다. 만원으로 한 열흘쯤 즐거울 수 있다면 괜찮은 세법이지요?)
세상의 등뼈/정끝별
누군가는 내게 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돈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입술을 대주고
누군가는 내게 어깨를 대주고
대준다는 것, 그것은
무작정 내 전부를 들이밀며
무주공산 떨고 있는 너의 가지 끝을 어루만져
더 높은 곳으로 너를 올려준다는 것
혈혈단신 땅에 묻힌 너의 뿌리 끝을 일깨우며
배를 대고 내려앉아 너를 기다려준다는 것
논에 물을 대주듯
상처에 눈물을 대주듯
끝모를 바닥에 밑을 대주듯
한 생을 뿌리고 거두어 벌린 입에 거룩한 밥이 되어준다는 것, 그것은
사랑한다는 말 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