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이천 어머니를 뵙고 왔습니다.~

청포도58 2021. 9. 10. 12:15

추석 전에 어머니를 뵙고 아버님 산소에도 다니러 어제 이천엘 다녀왔습니다.

평일인데도 고속도로 입구가 꽈악 막혀있습니다. 명절이 다가오는 모양이군.~ 언제나 그랬으니까요. 아마도 벌초 차량?이 아닐까 합니다.

 

어머님이.~명절 전후에 너희들을 만날 텐데 시들해보이는 것이? 싫으시다며 내가 바짝 자르고 파마를 해달라고 했다며 어색하지? 하십니다.ㅎ

빠~글 빠~글.~ 잘하셨어요. 미용실 가는 것도 일인데 한번 가서 할 때 확실하게 꼬부려야지요. 하하

나는 언제나 어머니를 보면 정지용 시인의 '향수'라는 시 속에 나오는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저절로 생각이 납니다.

 

일단 가을걷이하시느라 새까매진 손톱과 발톱을 깎아드렸고, 어머니의 안방 냉장고를 열어서 정리 좀 해드렸구요. 침대 밑을 정리했습니다.

아쉬운 것은 이제는 대화가 가능하질 않아요. 보청기 끼는 걸 싫어하셔서 그렇습니다.

 

어머니가 급히? 왔다갔다 하시니 시골 동서가 한마디합니다. 어머니, 감춰놓으신 것 형님 다 드리세요.~ 동부도 다 까셔서 어디다 두셨어요? 참깨는요?? 

그러면 어머니는 귀신같이 그 말은 알아듣고.~ 내가 살아 생전에는 다 줄 거다. 내가 죽으면 몰라도.~ 언제나 반복하시는 말씀입니다.

 

자식들이 많아도 누구는 줬고 누구는 아직 안줬다는걸 아주 정확하게 아시니 정신은 엄청 맑으십니다.

아버님이 생전에 말씀하셨어요. 어머니가 나보다 공부를 훨~씬 더 잘했노라고.~ 한 반에서 공부를 하셨다고 듣긴 했는데 정확한 것은 모릅니다만.~ㅎ

 

고춧가루, 콩, 동부,파,오이, 호박,참외, 밤, 토마토,호박잎,도라지 깐 것, 풋고추,여주 말린것, 애호박 말린 것,쌀., 밤 두 봉지(하나는 든든씨네 것이랍니다) 양귀비 씨앗, 노란 분꽃 씨앗.~(나는 씨앗 선물이 제일 좋습니다.)

집에 와서 열어보니 두유와 야쿠르트 5개와 사탕을 넣어두셨네요. 과자 몇 개도 있구요.~ 그러시지말라고 해도 막무가내입니다.~ㅎ

 

가을은 언제나 풍성합니다.

장독대 근처에 취나물꽃이 한창이었구요, 어머니의 꽃밭은 여전히 풍성합니다. 천일홍,분꽃,봉숭아가 아직도 얼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만날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다음에는 분홍색 메니큐어를 가지고 갈께요.~~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