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은기리 산벚꽃/권숙월

청포도58 2021. 4. 2. 14:21

은기리 산벚꽃/권숙월

 

맛있는 시 한 폭 펼쳐 놓았다

 

산벚꽃이 유혹하는 은기리 앞 산

가까이서 말고

멀리서 소리 내어 읽으라고

큰 글씨로 써 놓았다

 

독자 욕심 없이

눈 길 드문 곳에

일년 걸려 쓴 시,

행간을 연둣빛으로 처리한 기법에

두보도 무릎을 칠 빼어난 작품이다

 

어디서 저 처럼 싱싱한 이미지가 나왔을까

밑줄 그을 데 많아

고민하던 하늘까지

슬며시 내려와 시에 녹아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