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아름다운 얼굴/맹문재

청포도58 2018. 11. 8. 11:31



아름다운 얼굴/맹문재


아주 잠깐이었지만

대천 앞바다에서 윤슬을 바라보다가 깨달은 일은

아름답게 죽는 것이었다


소란하되  소란하지 않고

황홀하되 황홀하지 않고


윤슬이 사는 생애란 눈 깜짝할 사이만큼 짧은 것이지만

그 사이에 반짝이는 힘은

늙은 벌레가 되어가는 나를 번개처럼 때렸다


바람에 팔락이는 나뭇잎처럼

바는 조각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윤슬의 얼굴

너무 장엄해

나는 눈을 감을 수 없었다


아주 잠깐이엇지만

대천 앞바다에서 윤슬을 바라보다가 깨달은 일은

아름답게 사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