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 놓다(월미산의 바다)/이명옥 마리아
넋 놓다/이명옥 마리아
ㅡ 월미산의 바다ㅡ
산이 일어나
물안개를 거느리고
연분홍에 취해
꽃잎을 나비처럼 뿌린다
산 그림자 너머
멀리 가까이
고깃배가 선유(船遊)하듯,그림같다
뿌우ㅡ
뱃고동을 따라간
시리도록 아픈
먼 조망(眺望) 끝으로
바다가 또 다른 문을 연다
뿌우ㅡ
다시 뱃고동이 허허로움을 채우고
한 낮의 적요를 흔든다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산벚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