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서정주
(아파트 앞 단풍나무입니다.신록이 눈이 부셔서 한컷.~ 아무도 모르게 움트고 있었군요..어느날 짠..하며 나타난 연녹색의 작은 이파리들...저절로 서정주 시인의 신록이 생각납니다.)
신록/서정주
어이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에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번 날 에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머리털같은
풀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 내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혼자서 가졌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