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김종삼

청포도58 2016. 11. 25. 18:33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김종삼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시가 뭐냐고

나는 시인이 못되므로 잘 모른다고 대답하였다

무교동과 종로와 명동과 남산과

서울역 앞을 걸었다

저녁녘 남대문 시장안에서

빈대떡을 먹을 때 생각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엄청난 고생되어도

순하고 명랑하고 맘 좋고 인정이

있으므로 슬기롭게 사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알파이고

고귀한 인류이고

영원한 광명이고

다름 아닌 시인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