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이야기
나비/최승호
청포도58
2016. 10. 6. 16:34
나비/최승호
등에 짐짝을 짊어지고 날거나 헬리콥터처럼 짐을 매달고 날아가는 나비를 나는 본 적이 없다.
나비는 가벼운 몸 하나가 있을 뿐이다. 몸 하나가 전 재산이다. 그리고 무소속이다.
무소유의 가벼움으로 그는 날아다닌다. 꽃들은 그의 주막이요, 나뭇잎은 비를 피할 그의 잠자리이다.
그의 생은 훨훨 나는 춤이요, 춤이 끝남은 그의 죽음이다. 그는 늙어 죽으면서 바라는 것이 없다.
바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그는 자유롭다.